김기현 이어 인요한도 혁신위 해체설 진화 주력
'험지 출마' 반발에도 인요한 "시간 주고 기다릴 것"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조기 해체설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김기현 대표에 인요한 혁신위원장까지 나서 수습에 힘쓰고 있지만, 쇄신안에 대한 당내 반발과 비협조적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어 혁신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14일 오전 경북 구미시에서 열린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6돌 기념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일각에서 혁신위의 조기 해체설이 제기됐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정제되지 않은 이야기가 보도되는 데 대해 당대표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질서 있는 개혁을 통해 당을 혁신하도록 권한이 부여된 것인데 일부 위원의 급발진으로 당 리더십을 흔들거나 당 기강을 흐트러뜨리는 것은 하지 않아야 한다"며 "그 면에서 조금 더 권한과 책임 사이 균형을 잘 유지하는 정제된 언행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인 위원장도 조기 해체설을 일축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제주도당사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의 조기 해체는 없다"면서 "그런 일은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이 나서 혁신위 조기 해체설에 대한 긴급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이 수그러들진 미지수다. 인 위원장이 제안한 '당 지도부·친윤(친윤석열)·중진 불출마 내지 험지 출마'와 관련해 혁신위와 권고 대상자들 간 기 싸움이 이어지는 까닭이다.
친윤계의 핵심인 장제원(부산 사상, 3선) 의원은 지난 11일 경남 함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원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행사에서 지역구 현안 사업과 예산 확보 성과 등을 소개한 뒤 "저보고 서울에 가란다"면서 "여러분과 우리가 꿈꿔왔던 사상 발전의 꿈을 완성하는 그 업적 하나로 족하다"고 밝혔다.
주호영(대수 수성, 5선) 의원도 인 위원장의 제안을 거절했다. 주 의원은 지난 8일 대구 수성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의정 보고회에서 "걱정하지 마라. 서울로 가지 않는다"며 "대구에서 정치를 시작했으면, 대구에서 마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40년째 미국 상원의원을 했는데 지역구를 옮겼나.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지역구를 옮겼나"라면서 인 위원장의 제안을 '이상한 발상'이라고 깎아내렸다.
인 위원장의 제안을 거절한 것은 장 의원과 주 의원뿐만이 아니다. 험지 출마 권고 대상으로 지목된 의원들은 '침묵'으로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문제는 인 위원장 역시 뜻을 꺾을 의사가 없다는 점이다.
인 위원장 이날 험지 출마 권고 대상자들의 응답 시한을 내달로 제시했다. 인 위원장은 "아마 12월 초까지 국회 일정이 할 일들이 많으니 조금 기다려야 한다"며 "시간을 좀 주면 저는 100% 확신한다.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혁신위는 이날 일부 언론에서 권고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데 따라 의원들의 구체적인 명단이 거론됐다는 보도에 대해 해명하기도 했다. 혁신위 대변인인 김경진 혁신위원은 "(명단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