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U·NPU 등 목적에 따라 특정 AI칩 수요 증가"
스마트폰 온디바이스 AI가 AI 시대 변곡점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가까운 미래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보다 인공지능(AI)에 최적화된 프로세싱유닛(PU)의 전망이 밝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AI GPU 시장 1위 엔비디아의 가파른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리안 치예 수(Lian Jye Su) 옴디아 연구원은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옴디아 한국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업계 최고 메이커라고 해서 항상 높은 자리에 있을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수 연구원은 "GPU와 AI PU 시장은 결국 목적에 따른 맞춤형 방식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나타날 것"이라며 "딥러닝에 특화된 칩이나 AMD 등 경쟁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엔비디아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배터리 기반 전자기기에선 결국 특정 목적의 AI가 필요하다"며 "현재와 같은 GPU는 전력을 많이 사용하고, 요구조건이 많아 전자기기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결국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데이터처리장치(DPU), 지능처리장치(IPU), 신경망처리장치(NPU), 텐서처리장치(TPU), 영상처리장치(VPU) 등 목적별로 특화된 프로세서가 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구글, 텐센트, 화웨이 등은 자체적으로 DPU를 개발하고 있다. 텐센트와 메타 등은 영상 AI 프로세서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날 수 연구원보다 앞서 발표한 폴 그레이(Paul Gray) 옴디아 연구원은 "AI PU가 결국 GPU를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레이 연구원은 기기와 인간이 소통하는 방식이 기존 터치 방식에서 음성인식 중심으로 전환될 것으로 봤다. 이 과정에서 AI가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레이 연구원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웨어러블에서 터치스크린은 적합하지 않다"며 "결국 AI를 통해 상당히 많은 것들이 음성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AI PU 시장은 올해 690억달러 시장 규모에서 2027년 2120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이때까지 연평균 3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우리나라 기업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옴디아가 집계한 지난해 그래픽 및 AI 프로세서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8%로 업계 7위에 그쳤다. 이 시장에서 1위는 인텔로 25.4%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퀄컴(15.2%)은 2위, 엔비디아(14.7%)는 3위로 조사됐다. 뒤이어 AMD, 애플, 미디어텍 순이다.
한편 수 연구원은 스마트폰에 구현되는 온디바이스 AI가 전체 AI 시장의 중요한 분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온디바이스 AI는 서버 연결 없이 기기 자체로 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수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최근 스마트폰 산업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 긴밀한 통합이 일어나고 있다"며 "최근 론칭된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가 스마트폰의 생성형 AI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아너는 70억개 매개변수(파라미터)를 보유한 대규모언어모델(LMM)을 갖춘 스마트폰 '아너 매직6'를 최근 선보였다. 이 제품에 들어간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다. 이 칩셋은 내년 상반기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에도 탑재될 예정이다.
수 연구원은 "클라우드 연결 없이 스마트폰에서 AI 기능을 활용해 스마트폰을 개인비서나 보조자로 활용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