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매출 기준 낸드 시장 성장세로 전환 전망
온디바이스 AI 스마트폰 시대, 고용량 낸드 수요 커져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연승훈 연구원(전무)이 "내년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시장이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승훈 연구원은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옴디아 한국 테크놀로지 컨퍼런스'에서 "올해는 세계 경제 둔화를 주요 원인으로 낸드플래시 재고가 넘쳐났다"면서 "하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낸드시장 매출은 약 410억 달러로 전년대비 약 31%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내년 이 시장은 536억 달러 규모로 커진 뒤 매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 예상되는 낸드시장 규모는 935억 달러다.
연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키오시아, SK하이닉스 등 낸드 제조사의 적극적 감산 정책으로 낸드시황 회복이 앞당겨질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내년 1분기 낸드 시장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으면 낸드 업체들은 추가적인 감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적정재고 관리는 가격과 직결된다. 현재 삼성전자, 키오시아 등 낸드 제조사들의 재고수준은 6~8개월 정도로 추정된다.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연 연구원은 낸드 시장에 또 한번의 다운턴이 찾아온다면 업계 지각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웨스턴디지털과 키오시아의 경영통합 협상이 중단됐는데 다음 사이클에선 두 기업의 생존이 힘들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부터는 삼성전자, 애플 등이 온디바이스 AI 지원 스마트폰을 본격 출시하는 가운데 스마트폰에서 D램 뿐 아니라 낸드 시장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연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또 "2011년 아이폰4S에 들어간 AI 비서 시리(Siri)는 스토리지의 약 5%를 사용했다"며 "앞으로 스마트폰에서 트레이닝(학습), 인퍼런스(추론) 등을 하려면 스토리지의 10~15% 이상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 연구원은 "이제 스마트폰 낸드 저장용량으로 최소 256기가바이트(GB)가 요구되고, 이는 수년내 최소 500GB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먼저 도입된 AI는 점차 미드엔드, 로우엔드로 내려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스마트폰에서 낸드 비트그로스가 크게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연 연구원은 또 클라이언트SSD보다 엔터프라이즈SSD의 미래가 더 밝을 것으로 관측했다. 비트 기준 전체 SSD 출하량에서 엔터프라이즈SSD의 점유율은 내년 42%에서 2027년 49%로 커질 전망이다. 클라이언트SSD 점유율은 내년 56%에서 2027년 44%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