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등 각종 '덕심' 관련 카드 출시
간편결제 사용하는 MZ세대 소장 욕구 자극
무분별한 발급에 '휴면카드' 증가 우려도

신한카드의 LG트윈스 우승 기념 한정 카드. 사진=신한카드.
신한카드의 LG트윈스 우승 기념 한정 카드. 사진=신한카드.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카드사들이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덕심(팬심)'을 통한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캐릭터를 활용한 카드 상품은 물론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한 스포츠 구단의 한정판 카드를 출시하는 등 업황 악화에 따른 위기를 '덕심' 마케팅으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해당 마케팅은 인기를 끌면서 카드사의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업계에선 해당 마케팅에 따른 실물 카드 증가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간편결제 보편화로 실물 카드를 사용하지 않지만 발급은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휴면카드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 카드사는 이벤트성 카드의 발급 수가 일반 카드와는 달리 많지 않아 '휴면카드'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해명했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LG트윈스의 202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해 내놓은 한정판 'LG트윈스 신한카드'는 발급 이벤트 당일인 지난 16일 전부 소진됐다. 한정판 카드는 지난해 9월 내놓은 'LG트윈스 신한카드'에 우승 엠블럼을 각인한 게 특징으로 신용·체크카드 모두 2900장씩 총 5800장 마련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준비한 한정판 신용·체크카드 모두 이벤트 당일 소진됐다"며 "한정판 카드 추가 발급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덕심'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카드사는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카카오프렌즈의 캐릭터 '춘식이'를 디자인에 반영한 '신한카드 카픽(KaPick)' 카드를 출시했으며 일러스트레이터 '최고심'과 협업하거나 일본 캐릭터 전문기업 '산리오'의 인기 캐릭터 '쿠로미', '마이멜로디', '폼폼푸린'을 담은 3종의 카드, 인기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루피'를 활용한 상품 등을 출시한 바 있다.

또 건담에 열광하는 키덜트를 위한 '건담 신한카드'도 출시했다. 해당 카드는 최초의 건담인 'RX-78-2 건담'과 최신작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로 디자인돼 소장 가치를 올렸다. 이뿐만 아니라 프라모델, 피규어 등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건담베이스' 오프라인 매장과 반다이남코코리아몰에서 10% 할인 서비스를 탑재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를 디자인에 반영한 '신한카드 픽 E·I 선불전자지급수단' 출시하며 '덕심' 마케팅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인기 캐릭터 '펭수'를 활용한 '펭수 노리 체크카드'로 60만좌라는 흥행에 성공한 KB국민카드는 기존 'KB국민 첵첵(Check Check) 체크카드' 플레이트에 토심이 캐릭터를 입힌 카드를 출시했다. '토심이'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MZ세대에게 친숙한 캐릭터로 발랄한 토끼 '토심이'와 귀여운 강아지 '토뭉이'가 대표적이다.

우리카드 역시 지난해 일러스트 캐릭터 '다이노탱'을 그려 넣은 'NU 오하쳌' 카드를 출시했으며 올해 초에는 앞서 언급된 춘식이를 디자인에 반영한 '카카오뱅크 우리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해당 카드는 귀여운 디자인 외에도 카카오톡의 '선물하기'에서 배송 상품을 최대 50% 할인해 주는 독특한 혜택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삼성카드도 카카오 캐릭터 '니니즈'를 그려낸 '카카오페이 신용카드'와 네이버 웹툰 캐릭터를 담은 '네이버웹툰 삼성 iD 카드' 출시했으며 롯데카드와 하나카드 역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반영한 상품을 공개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캐릭터와 콜라보 된 상품 다수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주 사용층에 부합한 특화 혜택을 탑재하고 있다"며 "디자인은 물론 고객의 소비 행태에 꼭 맞춘 서비스를 부여해 고객에게 만족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 첵첵(Check Check) 체크카드'. 사진=KB국민카드.
'KB국민 첵첵(Check Check) 체크카드'. 사진=KB국민카드.

◇ MZ세대 맞춰 '덕심' 공략 성공

카드사가 '덕심'을 이용한 캐릭터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소비의 주 연령대가 MZ세대로 재편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삼성·애플페이 등 간편결제가 활성화되고 실물 카드로는 결제 대신 소장만 하는 사례가 늘면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디자인·마케팅적 협업도 점차 늘었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지급카드의 비대면 결제 비중은 40.1%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6.1%포인트 증가했다.

또 카드사 입장에선 캐릭터 카드가 단기간에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마케팅에 소홀히 할 수 없다. 시장에 이미 할인이나 혜택 부분이 유사한 카드가 많이 있는 상황에서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차별적인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일례로 MZ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캐릭터인 산리오를 입힌 신한카드의 상품은 출시 4일 만에 5만장 이상 신청이 몰려 배송이 지연되기도 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캐릭터나 팬심 카드는 사용의 개념이 아닌 소장의 개념으로 카드를 발급받는 사람들이 많다"며 "MZ세대의 특성상 카드 이용규모가 크진 않지만, 거리감을 좁히고 사용 빈도를 높이기에 캐릭터 상품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 무분별한 마케팅에 '휴면카드' 증가 우려도

다만 일각에선 카드사의 캐릭터 마케팅이 '휴면카드'를 증가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또 간편결제 활성화로 실물 카드를 줄이려는 업계 움직임과 반대되는 행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의 휴면 신용카드 수는 1345만매로 전년 동기에 비해 211만매가 늘었다.

이에 일부 카드사들은 신용카드를 비대면 채널에서 발급하고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등에 특화된 전용 카드를 통해 실물 카드가 필요 없는 상품도 내놓고 있다. 해당 카드는 실물 카드 대신 모바일 카드를 발급받고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카드사 관계자는 "이벤트로 풀리는 신용카드는 많지 않다"며 "실물 카드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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