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조현식 고문, MBK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지분 확보 나서
조현범 회장 경영권 방어 문제 없다…지분 추가 매수도 안해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한국타이어의 경영권을 놓고 일명 ‘형제의 난’이 또다시 시작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의 후계 구도에서 밀려났던 조양래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함께 지분 확보에 나서며 현재 그룹 회장인 차남 조현범 회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조현식 고문은 전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그룹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오는 24일까지 공개매수에 나섰다.
MBK파트너스 측은 이번 공개매수 배경과 관련, "조현범 회장의 횡령, 배임 문제로 사법 리스크가 불거졌고 기업지배구조가 무너져 주가가 저평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MBK파트너스는 주당 2만원에 주식을 사들여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까지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개매수 가격은 지난 4일 종가에 경영권 프리미엄 18.9%를 더한 금액이다.
조현식 고문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18.93%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공개 매수에 합류한 조 명예회장 차녀 조희원 씨(10.61%) 지분을 더할 경우, 지분은 29.54%까지 올라간다. 조현범 회장은 현재 42.0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이번 공개매수까지 성공한다면 조현식 고문과, 조희원씨, MBK파트너스의 지분 총합은 49.89∼56.86%로, 조현범 회장의 지분을 넘어선다.
다만 업계에선 조현식 고문 측의 공개매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고문, 조희원씨 지분 등을 제외하면, 현재 풀려있는 주식은 27%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개매수를 밝힌 이후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목표가인 2만원을 넘어선 2만18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주주들은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 이에 현재 공개매수에 응하게 되면 손실을 보는 상황이 됐다. 공개매수에 응하는 주식 수가 20.35% 미만이면 공개매수 자체가 취소된다.
한국앤컴퍼니 측도 조현범 회장의 지분이 42%에 달하는 만큼, ‘경영권 방어에는 큰 문제가 없으며 추가 매수 등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공개매수 발표 직전 거래일 이틀 간 급등한 것에 대해 금융당국이 선행매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주식은 지난 1일과 4일 각각 5.5%, 9.1%씩 올라 이틀 동안 총 15% 가까이 급등했다. 거래량도 양일간 각각 57만여 주, 59만여주에 달했다. 이에 공개매수 정보가 사전에 새어나갔다는 의심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측은 “어떤 계좌가 매수했는지, 문제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한국앤컴퍼니의 기존 주주인 hy(옛 한국야쿠르트)가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서 공개매수 성공률을 낮추기 위해 지분을 매입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hy 측은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