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 등 TV 제조사 재고 다시 늘어난 듯
1분기 디스플레이 공장 가동률 낮아질 가능성 커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지난해 말 블랙프라이데이와 같은 쇼핑 이벤트에서 전 세계 TV 판매가 부진했던 가운데 디스플레이 업계도 당분간 찬바람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쇼핑 행사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전 세계 TV 판매량이 전년 동기대비 감소했다.
4분기는 연말 쇼핑 이벤트가 집중되는 TV 시장의 전통적인 성수기로, 팔리지 않은 TV는 재고로 이월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TV 완성품 업체에 재고가 많이 쌓인 만큼 당분간 디스플레이 기업 공장 가동률이 저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디스플레이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4분기 72%에서 올해 1분기 68%로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디스플레이 공장 평균 가동률은 80%를 기록했다. 3분기 가동률이 높았던 것은 연말 쇼핑 이벤트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TV 업체가 패널 주문을 늘린 것이 주요 원인이다.
하지만 연말 쇼핑 이벤트에서 이들 기업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TV 패널을 만드는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중국의 BOE, CSOT, HKC의 올해 1분기 대형 디스플레이 공장 가동률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11·11 쇼핑축제(쌍십일) 시즌에 TV 판매량도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TV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5455만대에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옴디아는 BOE의 대형 디스플레이 공장 가동률이 올해 1월 71%에서 2월 52%로 하락할 것으로 봤다. CSOT의 경우 2월 가동률이 53%에 그쳐 전월 75%에서 크게 낮아진다. HKC의 경우 1월 가동률 75%에서 2월 46%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가동률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것이다. 지난해 2월 BOE의 가동률은 73%, CSOT는 74%, HKC는 72%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는 데는 완성품 업체들에 쌓인 TV 재고 영향도 있지만 연휴기간 영향도 있다. 중국은 춘제 연휴(2월10일~17일) 기간 전후로 공장 문을 닫는다. 이와 관련해 BOE, CSOT, HKC의 기존 연휴기간은 1주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업황 악화로 2주간 쉬기로 했다.
프리미엄 TV가 주력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TV 판매량 또한 크게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들 기업은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잠정 실적에선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TV 사업에서의 부진이 전사 수익성을 끌어내리는 주요 원인이 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 세계 TV 수요가 살아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