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영업이익 3460억원 '흑자 전환'
엔비디아 등 GPU 업체에 HBM 공급 늘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사업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등 고부가 제품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3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5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1조3055억원으로 전년 대비 47.4%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거둔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모두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가 제시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15억원 손실이었다. 매출액 컨센서스는 10조4696억원이다.

SK하이닉스가 예상보다 빨리 흑자로 돌아선 데는 엔비디아와 같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고가의 HBM 공급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반도체다. 업계에선 지난해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을 60% 정도로 추정한다.

서버용 DDR5 시장을 선점한 영향도 컸다. SK하이닉스는 이 분야에서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누르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D램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의 지난해 1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보다 6.45% 상승한 1.65달러를 기록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공시한 실적 설명자료에 따르면 4분기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는 전분기 대비 한자릿수 초반 상승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10% 후반 올랐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비트그로스는 전분기 대비 한자릿수 초반 감소했다. 하지만 ASP는 40% 이상 올랐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은 7조7303억원이다. 매출액은 32조76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DDR5 매출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했으며 HBM3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또 상대적으로 업황 반등이 늦어지고 있는 낸드에서는 투자와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SK하이닉스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늘리며 수익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투자비용(CAPEX) 증가는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수익성이 빠르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768억원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장기간 이어져온 다운턴에서도 회사는 AI 메모리 등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며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과 함께 실적 반등을 본격화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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