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이익·영업이익 40% 이상 감소 울상
해외법인 확대 등으로 실적 악화 돌파 고심

우리카드 사옥. 사진=우리카드.
우리카드 사옥. 사진=우리카드.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우리카드가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50% 가까이 줄었다. 위기를 벗어나려 소비자 혜택을 줄였고, 고금리 대출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이자장사' 논란에 빠졌다.

우리카드는 성과를 거뒀던 카드 사업과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용절감을 통해 떨어진 실적을 복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조달·대손비용 증가로 악화된 업황 속에서 의지를 현실화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20억원으로 전년(2050억원) 대비 45.3%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14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49.4% 감소했다.

건전성 지표와 수익성 지표도 크게 악화됐다. 우리카드의 2023년 연체율은 전년 동기 대비 0.02%p 늘어난 1.22%,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같은 기간 0.18%p 오른 0.99%를 나타냈다. 기업의 효율적 자산운용을 판단할 수 있는 ROA(총자산이익률)는 전년 동기 대비 0.67%p 줄어든 0.67%를 기록했다. 다른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도 같은 기간 0.22%p 줄어든 7.61%를 나타냈다.

우리카드는 이러한 실적에 대해 "조달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아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이 증가해 영업이익은 4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종료되는 우리카드 'Wyse머니'. 사진=우리카드 홈페이지.
다음달 종료되는 우리카드 'Wyse머니'. 사진=우리카드 홈페이지.

◇ 고객 혜택 줄이고 대출 규모 늘려

실적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우리카드는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줄였고 이자 수익 확대를 겨냥해 고금리 대출 규모를 크게 늘려 '이자장사' 논란에 휩싸였다.

우리카드는 대출 상환시 현금화해 이용할 수 있는 'Wyse머니' 서비스를 다음달 1일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2022년 론칭한 'Wyse머니' 서비스는 신용카드(일시불·할부), 카드론 이용실적에 따라 제공되며 카드론·현금서비스, 신용대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이자·수수료 납부시 사용할 수 있다.

그간 많은 고객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왔지만 3월부터 서비스 중단이 결정되면서 실적 악화에 따른 '고객 혜택 줄이기'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왔다.

또 우리카드 내 가장 인기 카드로 각광받았던 'DA@카드의정석'과 'D4@카드의정석'이 지난달 12일 단종되면서 고객 혜택 축소 논란에 불을 지폈다.

'Wyse머니' 서비스 중단 이유에 대해 우리카드 관계자는 "프로모션형 서비스라 더 좋은 혜택을 고객님들께 드리기 위해 중단하게 됐다"며 "많은 혜택을 돌려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혜택 축소 논란 속 우리카드는 지난해 이자 수익 확대 일환으로 고금리 대출 규모를 대폭 늘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면초가 상황에 빠지게 됐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국내 카드사 7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중 카드론 잔액을 가장 많이 늘리며 고금리 대출 취급을 확대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카드사 7곳 중 1년새 카드론 잔액이 가장 큰 폭으로 뛴 곳은 우리카드로 1년 전(2조6527억원)과 비교해 25.6% 급증하며 3조3335조억원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10% 내외의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우리카드만 20%를 넘기며 대출 규모를 늘렸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 조달금리는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우리카드의 중·저신용자 회원 평균 카드론 금리 역시 법정 최고금리(20%)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이다.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우리카드의 700점 이하 회원 평균 카드론 금리는 18.01%로 집계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혜택을 줄이고 카드를 단종하는 등의 보수적인 경영이 유지되고 있다"며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한 대출 영업 확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리카드는 해외법인 확대와 독자 결제망 구축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마련해 이러한 실적 악화와 논란을 타개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카드 회원과 독자 가맹점 확보에 주력했던 우리카드는 작년 말 기준 가맹점 수를 160만개까지 늘렸다. 또 작년 개인 신용카드 결제금액도 전년 대비 15.4% 증가한 50조8000억원을 기록하면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해외법인 실적도 눈에 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6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78.4% 증가했다. 올해 우리카드는 성과를 거뒀던 카드 사업과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작년 실적 악화의 주요인이었던 비용 상승과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비용 절감, 건전성 관리에 힘쓸 계획이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올해도 고금리 및 연체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작년부터 지속하고 있는 독자가맹점망 구축을 통해 비용절감을 추진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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