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모델 기용해 저축은행 향한 대중인식 개선
업황 안좋은데 무리하게 광고 따가운 시선도

OK금융그룹 새 모델 배우 허성태. 사진=OK금융그룹.
OK금융그룹 새 모델 배우 허성태. 사진=OK금융그룹.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과거 대체로 기피했던 저축은행 관련 마케팅에 판도가 바뀌고 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떨어졌던 신뢰가 회복되면서 연예인 마케팅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고 저축은행들도 라이징 스타는 물론 유명 연예인을 연이어 광고 모델로 발탁하며 스타 마케팅에 나섰다.

1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OK금융그룹은 대출 비교 플랫폼인 'OK비교대출'의 첫 광고 모델로 영화 범죄도시,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에 출연한 배우 허성태를 낙점했다. OK금융그룹은 허성태의 중저음 목소리가 특유의 신뢰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허성태가 출연한 OK비교대출 신규 광고는 지상파TV, CATV,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유튜브,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OK캐피탈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의 자금 상황에 알맞은 금융상품들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OK비교대출만의 특징을 허성태의 목소리로 임팩트 있게 전달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OK금융그룹은 앞서 MZ세대 대표 코미디언 엄지윤을 신규 모델로 발탁해 TV·유튜브 광고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젊은층에게 인기 있는 라이징 스타와 연기파 배우를 동시에 기용하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금융사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도 작년 12월 주연급 배우 박성웅과 'SUPER BEST No.1'(슈퍼 베스트 넘버원) TV 광고를 선보였다. 과거 사자 캐릭터를 이용한 광고를 선보였던 SBI저축은행은 2022년부터 작년까지 2년 연속 박성웅과 캠페인 광고를 찍고 있다. 과거 저축은행중앙회 역시 저축은행 50주년을 맞아 걸그룹 SES 출신 배우 유진을 광고 모델로 내세웠다.

새마을금고도 현재 인기 배우인 낭궁민과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도 작년 7월 '예금 대량 인출' 사태와 박차훈 전 중앙회장의 비리 문제가 연이어 터진 후 TV 광고를 중단했지만 이미지 쇄신을 위해 남궁민을 광고모델로 섭외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과 관련된 인식이 조금씩 바뀌면서 스타들도 광고에 출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저축은행들도 스타 마케팅을 통해 이미지 개선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SBI저축은행 모델 배우 박성웅. 사진=SBI저축은행.
SBI저축은행 모델 배우 박성웅. 사진=SBI저축은행.

◇ 대중 인식 바뀌며 마케팅 활발

저축은행이 스타 마케팅에 나서는 이유는 저축은행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변곡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 과거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대부업자' '사채업자' 등의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실제 대부업에서 시작해 성장한 일부 저축은행은 대부업 꼬리표를 떼지 못해 인식이 좋지 않았다.

과거 2015년엔 한 저축은행 그룹사 광고에 출연했던 배우 고소영이 "대부업 광고를 한다"는 비판이 계속되자 해당 그룹사에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하지만 최근 저축은행이 중·저신용자를 위한 금융기관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인식도 점차 바뀌기 시작했다. 그간 저축은행이 질타를 받아왔던 고금리 영업도 법정최고금리가 20%까지 내려가면서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고 이후 저축은행 관련 이미지가 개선되며 현재는 약 870만명이 저축은행과 거래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뢰도가 점차 올라가면서 광고와 관련된 논란도 잦아들고 있다"며 "앞으로도 모범적 스타를 기용해 이미지 개선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불황으로 광고 선전비까지 대폭 줄인 상황에서 스타 마케팅으로 인한 무리한 투자는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도 존재한다.

자산 규모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웰컴·OK·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광고 선전비가 전분기(89억원)보다 77.52% 줄은 20억원으로 책정됐고 웰컴저축은행도 22억원으로 전분기(56억원)대비 60.71% 줄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의 광고 선전비도 45억원으로 전분기(89억원)대비 49.43% 감소한 수준이다. 페퍼저축은행은 33억원으로 전분기(37억원)보다 10.81% 감소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4억3762만원으로 전분기(4억2762만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책정된 예산에서 효율적인 마케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실적 악화로 인한 고객 피해는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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