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일각 "같이 묶이는 것 불쾌", "변명 아니라 스스로 결정해야"
與 공관위 "도태우와 기준 같아…지켜볼 것"
장예찬, 개소식 미루고 사과 기자회견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청년본부장, 인수위 청년소통TF 단장을 맡았던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 비판 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청년본부장, 인수위 청년소통TF 단장을 맡았던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 비판 성명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국민의힘이 제22대 총선을 20여 일 앞둔 시점에 ‘5.18북한 개입설’ 등 막말 논란을 일으킨 도태우 후보의 공천을 취소하면서, ‘난교’ 발언 등으로 도마 위에 오른 장예찬 후보의 공천도 결국 취소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15일 정치권에서는 ‘막말 리스크’가 불거진 여야 후보들의 잇단 공천 취소가 화두였다. 국민의힘은 전날 밤 ‘돈봉투 수수 의혹’의 5선 정우택 후보에 이어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비하 발언이 추가로 논란이 된 도 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했다. 국민의힘 공천 취소 소식이 들린 지 5분 뒤 더불어민주당은 ‘목발 경품’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정봉주 후보에 대한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이에 과거 막말 발언이 줄이어 소환되고 있는 장 후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낙마한 후보들과 같은 기준에서 장 후보 역시 공천이 철회돼야 한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장예찬 후보는 ‘난교’ 발언을 한 문제가 많은 후보”라며 “(같은 당이지만) 장 후보와 같이 ‘논란 후보’로 엮이면 불쾌해 한다”고 말했다.

공개적인 질타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상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설사 그런 마음이 있어도 남들 눈치를 보고 사회생활을 하려면 그런 얘기를 감히 못 할 텐데 어떻게 그런 얘기를 그렇게 (했을까)”라며 “용감무쌍한 건지 무모한 건지 사리분별력이 없는 건지. 참 기가 막힐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그런 행태 때문에 국민의힘 다른 후보들한테도 피해를 주는 거 아니냐”며 “자꾸 사과했다면서 이런저런 핑계 대고 변명할 게 아니라 스스로 빨리 결정해야 한다. 당에서도 엄중한 조치를 내려야 한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 국민의힘 "국민 눈높이 맞는지 살피겠다…도태우와 기준 같아"

이번 총선의 승패를 가를 핵심으로 ‘중도층’이 부상한 만큼 여야가 리스크 차단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당장은 장 후보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특히 장 후보는 공천을 받은 직후 윤석열 대통령에게서 직접 축하전화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 친윤(친윤석열) 중 ‘찐윤’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8차 호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2.16 사진=연합뉴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8차 호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2.16 사진=연합뉴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도 후보의 공천 철회와 같이 ‘국민의 눈높이’를 장 후보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기준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다만 장동혁 사무총장은 "문제된 발언의 내용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 그 무게가 어느 정도 되는지, 발언한 것에 대한 후보의 입장이 어떤지, 그 후보의 사과 발언과 같은 입장 또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 저희가 살펴보고 있다"면서 아직까진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들이 선거에 영향을 주는 것은 틀림없다”면서도 “발언의 심각성, 시기 등을 두루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했다.

장 후보는 10여년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은 ‘난교 옹호’ 글에 이어 ‘(서울시민) 교양 수준이 일본인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 싶다’, ‘동물병원을 폭파하고 싶다’, ‘책값 아깝다고 징징거리는 대학생들이 제일 한심하다’, ‘MB보다 이승만이 더 싫다’ 등 막말 게시물이 계속 공개되고 있다.

◇ 장예찬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사퇴 의사 묻자 "오늘은 사과만"

장 후보는 이날 예정된 지역구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연기하고 사과에 나섰다.

장 후보는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세상 모르던 시절 어린 발언들에 상처 입으신 분들게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를 드린다”며 “아무리 십수 년전 24살, 25살 때 일이라고 해도 국민들 보시기에 참 부끄러운 글들을 남겼다”고 했다.

다만 장 후보는 ‘후보를 사퇴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철없는 시절 언행에 대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사과드리기 위해 나온 것이기 때문에, 오늘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선을 그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난교 예찬’, ‘장예찬의 적은 청년 장예찬’, ‘양파 예찬’ 등의 말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