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 13조원 해결에 필수적인 가스요금 인상 ‘눈치’
삼성중공업의 구상권 청구…SK가스의 LNG벙커링 사업진출 '신경'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가스공사는 현재 사면초가 상황이다. 민간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자가 늘어 시장 변동에 약해졌다.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이 13조 원에 달하는데도 정부와 여론 눈치를 보느라 속 시원하게 가스요금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3900억 원대 구상 청구 소송까지 휘말렸다.
가스공사는 5월 가스요금이 10% 오를 것이라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23일 통화에서 밝혔다. 5월 도시가스 요금이 오르더라도 가스공사의 당면과제인 조단위 규모의 미수금 해결과는 무관해 답답한 입장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10%라는 수치가 어디서 나왔는지 담당부서 관계자들도 궁금해 한다”며 “내달 가스요금이 오를지 낮아질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5월은 공급비용이 조정되는 정기 시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스요금은 연료비와 공급비로 나눠져 있다"며 "5월 요금조정의 경우 전 용도에 적용되는 공급비 조정이어서 민수용 도시가스 미수금 문제 해결과 거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가스공사는 민간 LNG벙커링 사업자가 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정부가 계획을 세워 천연가스를 수급하고 있다. 그런데 가격에 민감한 민간기업들은 수급 책임을 종종 지지 않는다. 그때마다 공공기관인 가스공사는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가격에 가스를 구매해 경영에 적신호가 켜지곤 했다.
이런 이유를 배경으로 일각에선 한국 정부가 천연가스 수급계획을 세우는 대신 '전망' 정도를 발표하고 시장에 맡기자는 의견이 나오는 실정이다.
최근 LNG사업에 진출한 사업자는 SK가스다. SK가스는 원래 석유액화가스(LPG) 사업자인데 LNG사업까지 진출해 주목받았다.
SK가스는 22일 울산 북항에 조성된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의 LNG 저장시설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난 5일 LNG를 하역한 이후 이날 쿨다운까지 무사히 마무리해 LNG벙커링 사업자로서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소식을 접한 가스공사 관계자는 “SK가스는 들여온 LNG를 울산지역에 (국한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북아 에너지 허브를 구축했다고 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송사에도 휘말렸다. 삼성중공업의 LNG운반선에 탑재한 한국형 화물창(KC-1)을 설계했는데 결함을 지적받았다.
이과 관련 삼성중공업은 가스공사를 상대로 선주사인 SK해운에 3900억 원을 지급하라는 구상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23일 제기했다. 소송 결과와 상관없이 가스공사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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