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단독 추대 가능성…"힘든 상황이지만 국민 바라보며 나아갈 것"
비윤계 "총선 참패 책임 李, 사령탑 안맞아…아무도 안 나서는 당 현실 절망적"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선출을 이틀 앞둔 29일 ‘친윤(친윤석열)’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으로 교통정리가 이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던 ‘비윤(비윤석열)’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다른 비윤계 후보들도 선뜻 나서지 않으면서 이 의원의 단독 추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9일 데일리한국 취재를 종합하면 이 의원은 이날까지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다만 윤재옥 원내대표 및 영입인재를 만나는 등 세를 확장하는 행보를 두고 당내에선 이 의원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철규 원내대표 추대설까지 거론되는 한편 일각에선 ‘도로 친윤당’이라는 우려 하에 비토 움직임도 있어 또 다른 경쟁 후보가 등장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구 당선 축하 행사에 다녀온 사진들을 게시하며 “많은 분께서 극심한 여소야대의 국회 상황과 우리 당의 모습에 우려하는 말씀들을 해주셨다”며 “힘든 상황이지만 국민만 바라보며 꿋꿋이 나아가면 민심의 힘이 균형추가 되어 주리라 믿는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앞서 자신의 원내대표 출마설과 관련 “누군가는 악역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 "총선 패배에 자유롭지 않아"…비토 움직임도
다만 수도권 당선·낙선인들을 중심으로 ‘이철규 원내대표’론에 공개적인 반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당 인재영입위원장 등으로 활동했던 이 의원이 총선 참패 책임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당을 재건할 원내 사령탑의 적임자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윤상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의원에 대해 “총선 패배의 책임이라는 면에 있어서 벌을 받을 분이지 상을 받을 분은 아니다”라며 “친윤, 찐윤으로 불리는 이 의원이 나서는 게 국민 눈에 어떻게 보이겠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중요한 건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이라며 “그 민심 속에서 우리가 지금 뭘 하는 게 당과 대통령한테 진짜로 도움이 되겠냐 이런 측면에서 봤으면 좋겠다”며 불출마를 촉구했다.
조해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위기의 당을 구해보겠다고 몸을 던지는 사람은 없고, 있던 사람도 오히려 뒤로 빠지는 암담한 현상"이라며 "본인도 문제지만, 이런 퇴행적 사태에 대해서 내부에서 아무 이야기도 안 나오는 상황, 최악을 피하기 위한 차선의 대안조차도 나서지 않는 당의 현실이 더 절망적"이라고 적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안철수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참패의 원인을 제공한 당정의 핵심관계자들의 성찰을 촉구한다”며 “특정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떠넘기기보다는 성찰-혁신-재건의 시간을 위한 2선 후퇴를 호소드린다“고 압박했다.
◇ 22대 국회 친윤 vs 친명 '강대강' 구도 우려도
더불어민주당에선 ‘친명(친이재명)’ 핵심 박찬대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친명’ 대 ‘친윤’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 또한 상당하다. 22대 국회에서 원 구성과 상임위 배분을 놓고 충돌이 불가피하단 지적이다.
이에 계파색이 옅은 4선 김 의원이 차기 원내대표 적임자로 거론돼 왔으나 '불출마'를 못 박았다. 김도읍·이헌승·조경태·주진우 등 부산 동래의 한 식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 당선자 모임에서 김 의원의 출마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김 의원이 고사했다고 한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친윤 대 비윤이라는 계파 구도로 비춰지는 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다음 달 1일 원내대표 후보자 등록을 받고, 오는 3일 22대 총선 당선인 투표로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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