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여야 형제로 만났으면"…이재명 "여당 국정기조 바꿔야"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예방해 ‘협치’를 다짐했다. 다만 쟁점 현안인 ‘채상병 특검법’ 등에 대한 논의는 이날 대화에서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위원장은 20일 오후 국회 본관 민주당 대표 회의실을 찾아 이 대표를 예방했다. 황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를 추켜세우며 “우리 대표님과 손을 꼭 잡고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화합과 협치를 강조했다.
◇ 황우여 "민주당 존경하고 존중…저녁있는 정치 어떤가"
황 위원장은 먼저 “이 대표는 저와 같은 인천 분이다. 인천 시민이 존경하는 지역구 의원인데 이제 야당 지도자가 돼 제 자신이 가슴 뿌듯하고 존경과 애정을 표한다”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는 오전 민주당 출신 김진표 의장을 만난 것을 전하며 “지난 18대 원내대표 시절 저희가 198석, 김 의장이 89석을 했다고 하더라”며 “당시 매일 만나서 서로 원하는 바를 놓치지 않고 챙기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선진화법 등 아주 큰 개혁을 많이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야가 다시 한 번 형제로 만났으면 좋겠다. 저는 민주당을 존경하고 존중한다”라며 “많은 국민들이 민주당을 지지하고 사랑으로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소리를) 존중, 존경, 사랑하는 마음으로 귀 기울여야 된다. 특히 이 대표님을 잘 모셔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황 위원장은 아울러 “저녁이 있는 정치, 여야가 늘 만나서 어깨를 마주하고 눈을 맞추며 마음에 있는 얘길 끌어내는 것이 어떻겠는가”라고 했다.
◇ 이재명 "여당 품격 지켜달라…서로 양보하며 성취하자"
이에 이 대표는 “제가 아주 오래전부터 존경하는 정치 대선배님”이라며 “정치의 가장 큰 역할이 황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통합과 포용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최대한 공통 분모를 찾아가는 것이 바로 정치의 역할일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 전체가 (여당의) 국정기조가 이건 아니다, 좀 바꿔야 하지 않냐는 생각을 표출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여당에서 국민이 총선에서 표출한 국정 기조 전환이란 점에 좀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며 “이 나라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이기 때문에 역할과 품격을 지켜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또 “제가 사실 행사장에서 여당 대표와 얘기하지 않지만 황 위원장과는 얘기하고 싶었다”면서 “가끔씩 우리가 여당인가 생각 들 때도 있다. 서로 양보하면서도 국민이 원하는 바, 국가가 해야할 일을 조금이나마 성취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오는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이 예상되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논의는 추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황 위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에 얘기할 기회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밝혔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면 야권은 28일 재표결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황 위원장은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 의장도 예방했다. 2011년 당시 황 위원장과 김 의장은 각각 여야 원내대표로 마주한 인연이 있다. 황 위원장과 김 의장은 묘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김 의장은 회동하는 자리에서 “지금 정부를 끌고 가는 여당의 역할이 조금 부족하다. 정부가 안 끌려오는 이유가 만일 대통령이라면, 대통령에게도 필요하면 '노'(NO)라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지난 선거 결과는 결국 아무도 대통령에게는 '노'라고 하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여당 전체가 대통령의 직속 부하가 되면 정치가 이뤄질 수 없다”라며 당정관계 재정립을 조언했다.
황 위원장은 5분 정도의 짧은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때 우리 김 대표 소속당이 (의석) 숫자가 얼마 안 됐었을 때 우리는 190석을 넘었는데도 한 번도 강행 처리를 안 하고 김 대표가 ‘됐다’고 할 때 해드렸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거대 의석수를 내세워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려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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