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규제' 논란 의식한 듯…황우여·추경호, MB 사저 예방
MB "정부와 힘 합쳐 국가 발전 위해 노력해주길"
황우여 "전당대회 참석 요청했으나 확답은 안 해"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인사차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황우여 비대위 출범 이후 전직 대통령을 예방한 것은 처음이다. 황 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 재임시절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지낸 인연이 있다.
이 전 대통령은 21일 강남구 논현동 사저에서 황 위원장과 만나 약 1시간가량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전 대통령은 황 위원장에게 “여당이니까 정부와 힘을 합해서 국가 발전을 위해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고 황 위원장이 면담 후 기자들에게 전했다.
황 위원장은 “그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국회 선진화법, 미디어법 등 큰 건을 많이 했다. 세금 관계도 정리하고 대통령과 힘을 합쳐서 (일을)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정부와 사전 조율도 하고, 그렇게 해서 일치된 여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 정부의 ‘해외직구 규제’ 정책을 놓고 혼선을 빚은 데서 보여진 당정 간 소통 부족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황 위원장은 “어른이시니까, 구체적인 이야기는 안 했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또 “옛날에도 국정이라는 게 당·정·청(대통령실)이 긴밀하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었다”며 “그래야 국민이 안심하고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황 위원장은 이 전 대통령에게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참석을 요청했으나 확답은 안 했다고 한다.
뒤이어 추경호 원내대표도 사저를 예방해 30분가량 면담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에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바 있다.
추 원내대표는 면담을 마친 뒤 “(이 전 대통령은) ‘어려운 시기에 원내대표를 맡고 있으니 단합해 잘 이겨내라’는 격려 말씀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한편, 황 위원장은 오는 2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앞서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황 위원장은 이에 대해 “좋은 말씀을 듣고자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 여당 대표 최초로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