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10대건설사 중 포스코‧현대 활약…‘수주 0건’ 건설사 4곳
용산‧강남 등 알짜사업지서 시공사 선정 잇따라…치열한 경쟁 예고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건설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0대 건설사 중 상반기 동안 정비사업 ‘3조 클럽’에 입성한 건설사가 있는가 하면 아직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하지 못한 건설사도 여럿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건설사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9조8000여억원 규모다. 지난해 상반기 8조7793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0% 늘어난 수준이다.
건설사별로는 포스코이앤씨(3조4238억원)와 현대건설(3조3058억원)이 정비사업 ‘3조 클럽’에 가입하며 지난해에 이어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보였으며, 롯데건설(9378억원), SK에코플랜트(7965억원), 삼성물산 건설부문(7432억원) 등도 수도권과 지방에서 정비사업 실적을 추가했다. 반면에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호반건설 등은 현재까지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없다.
특히 상반기에는 업체 간 치열한 수주전 대신 단독 입찰로 수의계약으로 시공권을 확보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공사비까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정비사업 수주전 열기가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알짜 지역 내 재건축‧재개발 사업지들이 앞다퉈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잇따라 대형건설사들의 빅매치가 성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용산구 남영동 업무지구 2구역(남영2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남영2구역은 서울 지하철 1호선 남영역과 4호선 숙대입구역 사이 1만7659㎡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지상 최고 34층짜리 아파트 565가구와 오피스텔 80실, 복합청사, 업무시설 등을 갖출 예정이다. 공사비는 약 7000억원 규모다. 양사는 해외 설계사와의 협업, 특화설계, 사업촉진비 제공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며 조합원 표심 얻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서울 서초구 방배7구역 재건축사업 시공권은 SK에코플랜트와 호반건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891-3번지 일대에 아파트 6개동 316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것이다.
조합이 지난달 25일 진행한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제일건설, 삼성물산 등 7개사가 참석했으며, 이중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만 각각 입찰참여 의향서 제출을 마쳤다.
용산구 한남동에서도 대형건설사들의 물밑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한남4구역 재개발은 지하 7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예상 공사비는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등이 물밑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다. 조합은 7월 중 입찰 공고를 내고 10월경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한남5구역은 4구역보다 시공권 경쟁이 더 치열하다. 지난 5월 말 조합이 진행한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을 포함해 호반건설, 우미건설, 금호건설, 한양 등 중견건설사까지 총 10여개의 건설사가 참여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무리하게 수주 경쟁을 벌이지 않고,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용산구 한남동,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등 상징성과 사업성을 갖춘 정비사업지에서 시공사 선정을 예고하고 있어 정비사업 수주에 몸을 사렸던 건설사들도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