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모든 람보르기니 차량의 성능은 개선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이는 것이 목표다”
스테판 윙켈만 오토모빌리티 람보르기니 회장이 한국 언론과 23일 인터뷰에 나섰다. 당초 신차 우루스 SE의 국내 출시에 맞춰 방한할 계획이었지만, 항공편 지연 문제로 화상 인터뷰로 대체됐다.
이날 한국 시장에 선보인 우루스 SE는 대배기량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이다. 다른 제조사들은 하이브리드를 만들 때 엔진 배기량을 줄이고 전기모터로 힘을 더하는데, 람보르기니는 엔진의 고성능을 유지하면서 전기모터를 더해 보다 강력한 성능을 구현했다.
V8 4.0ℓ 트윈 터보 엔진은 혼자서 최고출력 620마력, 최대토크 81.6㎏f·m의 성능을 발휘한다. 람보르기니는 여기에 최고 192마력, 최대 49.3㎏f·m 성능의 전기모터를 더했다. 그 결과 0→100㎞/h 가속시간은 3.4초, 시속 200㎞까지도 11.2초면 충분한 초고성능 SUV가 탄생했다. 배터리 용량도 25.9㎾h로 충분해 기름 소비 없이 전기차처럼 60㎞ 이상 주행할 수 있다.
스테판 윙켈만 회장은 우루스 SE만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스포츠카 브랜드로서 람보르기니만이 전달할 수 있는 고성능에 4~5개의 좌석을 품은 차가 우르스”라며 “특히 우르스 SE는 60㎞ 이상 순수 전기 주행거리를 갖추는 등 내연기관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0% 줄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윙켈만 회장은 하이브리드 기술이 단순히 내연기관차의 배출가스를 줄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엔진과 모터 ‘두 개의 심장’으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장점을 갖춘 차가 하이브리드카라고 그는 이해하고 있었다.
윙켈만 회장의 지휘 아래 람보르기니는 전동화 전략 ‘디레지오네 코르 타우리’를 추진 중이다. 이탈리아어로 ‘황소자리의 심장을 향해’라고 명명한 전략을 통해 레부엘토, 우루스, 우라칸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오는 2028년엔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차 란자도르의 출시도 예고한 상태다.
이와 관련 그는 “시장이 준비됐을 때 최고가 되자는 방향성을 잡았다”며 “너무 빠르게 앞서나가는 것은 지양하고, 내연기관과 배터리를 적절히 잘 섞어 기술력을 연마하는 것이 우리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람보르기니에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다. 올 1~6월 국내 신규 등록된 람보르기니 신차는 195대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수입 승용차 시장이 3.9% 감소한 점을 감안했을 때 두드러지는 실적이다. 람보르기니에게 한국 시장 규모는 글로벌 7위, 아시아 3위라고 한다. 삼성 SDI와 한국타이어 등 국내 제조사들과 협업도 확대하는 추세다.
윙켈만 회장은 “한국 소비자들이 안목이 굉장히 좋은 것 같다. 우리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높고, 성장세도 매우 고무적”이라며 “시장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제품 개발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많은 투자를 하고, 한국서 사업을 이어 나갈 수 있는 파트너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8년 람보르기니가 고성능 SUV 우루스를 출시했을 때 시장의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경쟁사들과 마찬가지로 시장 수요에 자연스럽게 대응하는 것이라는 옹호론도 있었지만, 스포츠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가 매출을 올리기 위해 SUV를 선택한 것은 변절이라는 비판도 거셌다.
하지만 윙켈만 회장은 ‘퍼포먼스 SUV’ 시장의 전망이 밝다고 진단했다. 그는 “람보르기니는 퍼포먼스 SUV 진입을 최초로 했던 브랜드다. 내연기관 버전 우루스만 보더라도 여전히 1년 반 정도 오더뱅크(주문대기기간)이 있고, 중고차 가격도 신차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운전자가 편하게 시야를 확보하면서도 스포츠카의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퍼포먼스 SUV 시장에 미래에도 새로운 신차들이 유입되며 매력도가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