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순이익 3761억 최고 실적…전년 대비 50% 상승
WM·IB 부분 모두 뛰어난 성과…KB금융 기여도 13%로 올라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KB증권이 김성현 대표(IB부문)와 이홍구 대표(WM부문) 체제 개편 이후 최고 실적을 경신 중이다. 올해 상반기 3800억원에 가까운 당기순이익을 거뒀으며, 이로 인해 KB금융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도 13%까지 상승했다.
이처럼 KB증권이 괄목할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WM(자산관리), IB(기업금융) 부문에서의 안정적인 성장세 덕분이다. 또한 증시가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의 증가도 한몫했다.
◇ 순이익 3761억원…통합 후 상반기 최고 매출 기록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은 3761억원으로 전년 동기(2521억원) 대비 50.7% 상승했다. 또한 이는 지난 2017년 현대증권과 합병한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이로 인해 KB금융 내 KB증권의 입지도 굳건해졌다. KB증권의 상반기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는 13.5%로, 전년 동기(8.33%)와 비교해 5.17%p 상승했다. 이는 비은행 계열사 중 KB손해보험 다음이다.
이처럼 KB증권이 호실적를 기록할 수 있었던 데는 IB부문과 WM부문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 이홍구 대표 체제 개편 성공...WM부문 뚜렷한 ‘성과’
올해 상반기 기준 브로커리지와 관련된 수탁수수료 수익은 2507억원으로 1년 전 대비 9% 성장했다. 이와 관련해 KB증권의 리테일 고객 총자산은 6월 말 기준 154조원으로, 지난해말(144조원) 대비 7.0% 증가했다. KB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마블(M-able)'의 경우 최근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WM부문에서 큰 성과를 내며, 박정림 전 대표의 공백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켰다. 올해 상반기 WM부문 자산 규모는 59조2000억원으로 지난해말(51조원)과 비교해 8조2000억원 확대됐다.
참고로 이홍구 대표는 지난해말 박정림 전 대표의 후임으로 선임됐다. 그는 현대증권 출신으로 PB고객본부장, 강남지역본부장, WM총괄본부장을 거쳐 2020년부터 WM 부문 부사장을 맡았다. 박 전 대표가 지난해 라임·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에 중징계 처벌을 받게 됨에 따라, 이 대표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 대표는 박 전 대표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대표적으로 고객솔루션 총괄본부를 신설하고 WM 관련 고객 전략과 금융상품 및 투자 서비스 조직을 통합 편재했다. 기존에 존재하던 시장리스크부 내에는 고객자산리스크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여기에 초고액 자산가를 잡기 위한 특화 점포 확대에도 나서며 프라이빗 뱅킹(PB) 사업도 강화했다.
이 대표의 이러한 전략 덕분에 단기간 내 WM부문에서 큰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 김성현 대표,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등 IB부문서 꾸준한 영향력 발휘
올해 상반기 기준 IB부문 수수료 수익은 1456억원으로 전년 동기(1706억원) 대비 14.7% 감소했다. 하지만 DCM(부채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서 1위를 수성했다.
ECM(주식자본시장)에서도 꾸준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IPO(기업공개) 대어인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성공적인 상장을 완료하는 등 6건의 상장을 주관했다. 공모총액으로는 8375억원으로, 국내 증권사 중 하나증권(8640억원) 다음으로 많은 딜을 성사시켰다. 유상증자 7건을 주관하기도 했다.
또한 김성현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IB부문 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KB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인도네시아법인에 IB본부를 설치했다. 조직을 신설한 지 6개월 만에 8건의 딜을 성사시켰다. 2022년(1건)과 비교하면 기록적인 성과다.
김 대표는 베트남 시장 개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19년 1월 취임 이후 첫 공식 행보로, 베트남지점 사이공지점 개설에 참석했다. 같은 해 6월에는 베트남 양도성예금증서(CD)를 업계 처음으로 출시했으며, 베트남법인 영업력 강화를 위해 지급보증 금액을 7300만 달러(약 831억원)로 늘리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현재 KB증권이 DCM뿐 아니라 ECM에서도 꾸준한 성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