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수량은 제약 없으며 다량 청약할 경우 제한 해제될 수도
청약 시 본인 명의 타행계좌로 환불 신청하면 한도 적용 안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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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28일부터 증권사 계좌를 신규 개설할 경우 은행과 마찬가지로 한도 제한 계좌로 개설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제도 시행이 공모주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는데, 실제로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균등 배정을 위해 최소 수량 수준으로 청약할 경우 한도 제한에 적용되지 않으며 많은 금액으로 참여하게 되면 거래내역 상으로 한도제한이 자동 해제되기 때문이다. 또 청약금 환불 시 본인 명의 타행계좌로 자동이체를 해놓으면 한도제한에 적용되지 않는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증권사 계좌를 개설할 경우 한도제한계좌로 개설된다. 이체 한도의 경우 증권사 공통으로 창구를 통해서는 300만원, ATM과 온라인을 통해서는 100만원이다.

한도제한계좌는 보이스피싱과 대포통장 등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로 그동안은 은행 계좌 개설 시에만 적용돼 왔다. 그러나 증권사의 입출금 통장도 충분히 사기 등에 악용될 수 있어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을 통해 이번에 증권사로 확대된 것이다.

한도제한계좌를 해제하려면 은행과 마찬가지로 금융거래 목적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급여 수령 목적이라면 재직증명서와 급여명세표 등을, 아르바이트 근로자라면 고용주의 사업자등록증과 근로계약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또 공과금, 관리비 납부 목적이라면 납부고지서를, 연금 수급을 위해서라면 연금증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아울러 증권사 계좌인 만큼 금융투자 상품을 거래하기 위해 개설하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다른 금융회사에서의 거래내역서나 잔고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단순 거래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 동안의 거래나 잔고를 확인한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구체적인 기준을 공개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3개월 이내 300만원 이상, NH투자증권은 1년 이내 100만원 이상 거래나 잔고가 확인돼야 한다. 이때, CMA나 RP 등 일부 상품들은 인정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개정 취지가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기존에 정상적인 거래를 하고 있는 고객인지 확인하는 절차인데, 단순히 얼마 이상이면 패스고 이하면 불가라고 해놓는 것이 취지에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증권사마다 각기 다른 기준을 보유하고 있어 타사 금융상품 거래 내역으로 증빙이 안 된다면 한도제한계좌로 꾸준히 거래해 제한을 푸는 방법밖에 없다.

한편, 이번 증권사의 한도제한계좌 제도 시행이 공모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관측되고 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신규 계좌 개설은 공모주를 청약하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일반 청약을 진행한 이엔셀과 티디에스팜의 청약 건수는 각각 21만2985건, 29만1304건으로 20만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IPO(기업공개) 주관 업무는 회사의 실질적인 수익원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어 리테일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도제한계좌 제도가 시행될 경우 공모주 청약을 위해 상당한 금액을 입금했는데, 한도제한으로 인해 환불금을 이체받는 데에 다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공모주 청약 거래내역서를 제출할 경우 한도제한계좌를 해제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타사 공모주 거래내역을 제출하거나 당사 주관 공모주에 참여하는 경우에 한도제한 해제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이번 한도제한계좌 제도 시행이 공모주 청약 등에 불편을 야기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최소 수량 수준의 청약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한도제한에 걸릴 확률이 낮으며 많은 수량을 배정받기 위해 많은 금액을 입금하게 되면 거래내역 상으로 자동으로 해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청약금 환불 시 환불금 수령 계좌에 주거래 은행 등 본인명의 타행계좌를 설정해 놓는다면 한도제한에 적용이 안 될 수 있다.

실제로 한도제한계좌 제도 시행 이후 첫 청약인 아이언디바이스를 주관하는 대신증권도 이번 제도 시행이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발생된다면 보통 거래제한이 자동해제가 되기 때문에 공모주나 개인투자자 신규 유입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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