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 공장 100억원에 인수 전기차 핵심부품 생산 발표
예산군청 “관련 문의 없어…인·허가시 환경오염·민원 고려할 것”
유전체분석 기업의 새 사업 진출...전문성·시너지 효과 의문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디엔에이링크가 오르비텍에 인수된 이후 희토류 기반 영구자석 사업을 추진한다고 했으나, 해당 공장이 들어설 충남 예산군청에 정식적인 문의나 허가신청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희토류 관련 사업의 경우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군청의 허가 없이는 사업 진행이 어렵다.

더군다나 디엔에이링크는 유전체분석 전문기업으로 희토류와 관련한 사업 노하우와 역량이 부족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지 아직까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 희토류자석 공장부지…예산군청에 아직 허가 신청도 안해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엔에이링크는 지난 7월 31일 희토류 기반 영구자석 생산을 위해 충남 예산에 위치한 공장을 1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재 계약금 10억원만 납입했으며, 오는 11월 28일 잔금 90억원을 치르면 해당 공장과 부지를 인수하게 된다.

디엔에이링크는 해당 인수 공장에서 향후 연 1000톤 규모의 희토류 기반 영구자석을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영구자석 기술팀을 확보해뒀으며, 국내외 대기업들과 관련 사업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장 인허가를 담당하는 예산군청에서는 이와 관련된 소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예산군청 관계자는 “해당 사업 부지의 경우 공장부지 지역인 것은 맞으나 해당 공장이 들어서는 데에 대한 어떠한 문의도 없었다”며 “심지어 관련 신청 접수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희토류의 경우 영구자석의 재료로 내연기관 엔진을 대체하는 전기차 구동 모터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부품이다. 하지만 채굴과 제련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심각하게 발생해 현재 중국에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공장 부지를 확보하더라도 각종 환경규제의 벽을 넘지 못하면 군청에서 허가가 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해당 사업이 처음 계획과 달리 어그러질 가능성이 크다.

예산군청 관계자는 “해당 공장에 대해 인허가 접수가 들어오면 검토하겠지만, 환경오염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과 여러 규제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디엔에이링크, 수년째 적자 바이오기업…희토류 사업 전문성 없어

또한 디엔에이링크의 경우 유전체분석 전문 기업으로 희토류 사업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 이로 인해 JLMAG 희토류 중국 간저우 켄지 고니시 상무이사를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는 했으나 해당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아직 실무 인력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디엔에이링크의 경우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4년째 영업손실을 겪고 있는 한계기업으로, 향후 신사업 추진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디엔에이링크의 영업손실은 49억원이다. 이로 인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말 기준 66억원에서 올해 6월말 기준 29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80억원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필요자금을 조달했지만, 향후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선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엔에이링크의 경우 본업에서 가시적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모회사인 오르비텍도 오랜 기간 적자를 겪어와 외부 자금 수혈 없이는 지속적인 투자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최근 희토류 가격의 하락으로 업권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대표적인 희토류 물질인 산화네오디뮴의 가격은 지난 2022년 2월 톤당 19만2375달러까지 상승했으나, 현재 6만달러선까지 하락했다.

이처럼 최근 희토류 가격이 하락한 데는 중국에서 공급이 크게 증가해서다. 이와 더불어 전기자동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만큼 당분간 희토류의 가격 상승 여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 밖에도 희토류 영구자석과 본업인 유전체분석 사업과 연관성이 없어 시너지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디엔에이링크가 향후 희토류 영구자석 사업을 계속 영위하기 힘들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데일리한국은 이와 관련된 답변을 듣기 위해 디엔에이링크에 문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