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 축소, 중국·러시아 전략자원화...공급망 다변화 서둘러야"

환경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7월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있는 밀폐 돔형태의 철광석 저장소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환경부 관계자들이 지난해 7월 충남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있는 밀폐 돔형태의 철광석 저장소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환경부 제공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최근 철강업계에서 전기로 사용 비중이 늘면서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철스크랩 수급 불균형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KDB산업은행이 발행한 ‘철강산업의 탄소중립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철강 생산에서 전기로 비중이 2050년 48%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산업계에선 전기로 공정을 비교적 단기간에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 브릿지 기술로 본다. 이에 따라 2026년까지 예상 설비투자액의 54.5%가 고로가 아닌 전기로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철스크랩 공급 부족이 불가피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전기로 방식은 전기아크를 사용해 철스크랩을 녹인 후 이를 가공해 조강을 생산한다. 전기로에서 1톤의 조강을 생산하려면 약 1~1.1톤의 철스크랩이 필요하다. 

국내 철강산업 공급망. 자료=산업기술리서치센터 제공 
국내 철강산업 공급망. 자료=산업기술리서치센터 제공 

한국철강협회가 집계한 2022년 기준 국내 철스크랩 자급률은 약 83%다. 부족분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한다.

보고서는 일본이 자국 내 전기로 투자 확대에 따라 철스크랩의 수출을 점차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러시아, 중국 등이 수출관세 부과 및 수출쿼터 적용을 추진하는 등 철스크랩을 전략자원화 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망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진단했다.

철스크랩 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직접환원철(DRI)의 생산도 숙제로 꼽았다. 철광석 대비 철 함유량이 높고 불순물이 비교적 적은 DRI의 선제적인 확보를 주문했다.

보고서는 DRI 원료인 DRI 펠렛(DR-grade iron pellet)의 부족 현상이 2030년 이후 심화할 것으로 관측했다. 

궁극적인 목표인 수소환원제철 기술에 대해선 정책, 자금 등 다각적인 지원을 강조했다. 고로 1기를 수소환원제철 공정으로 전환할 경우 기존 설비의 매몰비용을 포함해 최소 6조원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KDB산업은행 측은 “설비효율 향상을 통한 탄소감축을 지속 추진하되 철강재 수급, 생산 수익성을 감안해 노후된 고로 설비부터 순차적으로 전환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설비 효율 향상, 전기로 공정 확대, 수소환원제철 개발 순으로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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