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계엄사태'에 "탄핵하고 조기 대선해야"
대선 직접 출마 가능성 묻자 "역할 찾겠다"
"쇠뿔 단김에 빼려고 그러시느냐" 농담도
文 예방 질문에 "이제 귀국해 계획 세워야"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차분하게 시민들과 함께하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찾아보겠습니다."
'친문(친문재인)' 적자로 꼽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조기 귀국한 5일 차기 대권 출마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그의 행보는 야권 잠룡들의 재판리스크와 대통령 탄핵 돌풍이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조기 대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범야권이 추진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 대열에 합류한다고 예고했다.
독일에서 유학 중이던 김 전 지사는 이날 오후 귀국 즉시 국회를 찾았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국회의장을 각각 만나 계엄사태에 대한 국회 대응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전 지사는 '조기 대선을 주장했는데 직접 출마도 염두에 두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제 막 귀국했다"면서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찾아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쇠뿔을 단김에 빼려고 그러시느냐"고 웃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 방문 계획에 대해선 "(막 귀국했으니) 저도 계획을 세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이 대표와 20분간 비공개로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지사는 계엄을 저지한 국회의 대응에 해외 교포들도 고마워했다는 얘기를 전했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이 대표에게 "국회에서 계엄령 해제 의결을 하는데 국회와 민주당을 포함한 정당이 큰 역할을 했다"라며 "처음에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 교포들이 '사실상 망했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힘들어했는데 계엄령 사태가 조기에 수습이 되는 걸 보고 대단히 뿌듯해하셨다"고 말했다고 했다.
김 전 지사는 곧이어 국회의장실로 향해 우 의장과 20분간 비공개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김 전 지사는 우 의장을 만나 "휴전선이나 북방한계선(NLL)에서 국지전이나 우발적인 군사 충돌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과 정부 외교부가 아무런 역할을 못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역할 해줄 수 있는 분은 국회의장뿐이라 부탁을 드렸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의 정치 행보는 곧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2월에 귀국 예정이던 김 전 지사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이후 귀국 의사를 알렸다.
그는 귀국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엄 사태로 대한민국 위상이 국제사회에서 땅에 떨어졌다"며 "이 위기를 초래한 무모한 권력에 대한 탄핵은 거스를 수 없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중립 내각 구성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엔 "탄핵이 이뤄지면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는 상황에서 내각이 총사퇴한 뒤 새롭게 구성되는 내각은 반드시 중립 내각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