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정지' 필요성을 제기하며 사실상 탄핵 동참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윤석열 내란사태 관련 특별성명'을 발표하는 도중 한 대표의 발언을 전해듣고 이같이 말했다. 한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 당일 정치인들을 과천 수감소에 수감하려 했다고 폭로하며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했다는 보도를 봤다"며 "국민을 대리하는 정치인들이 국민 뜻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건 그 자체로 배신행위인 동시에 내란 세력의 반란 행위에 동조·지지하는 행위라 매우 아쉬웠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직무정지에 동의한다고 하니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럽다"고 했다. 

다만 한 대표의 '탄핵 동조' 진의에 대해 거듭 의심을 드러내며 말 바꾸기 가능성을 지적했다. 특히  한 대표의 '직무정지' 발언에 대해 "탄핵에 찬성한다는 말씀처럼 들리긴 하는데 언제 또 '그런 뜻(탄핵)은 아니다'라고 말할지 모르겠다"고 경계했다.

그는 "제가 수없이 (한 대표를) 겪어본 바에 의하면 '직무정지를 해야 된다는 말이 탄핵은 아니다'라고 할까 봐 걱정된다"며 "탄핵 찬성을 전제로 말씀드리는 것은 지금 단계는 부적절한 거 같아서 자제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이 이 역사의 흐름에서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민의 뜻 존중하고 역사적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권고드린다. 말장난으로 끝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한 대표에게 즉각 만남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한 대표와 만날 의사가 있는지' 묻는 기자의 말에 "지금, 이 순간이라도 만나야 한다. 중대한 역사적 국면에서 여야의 대표가 당연히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진 못할지라도, 국민과 국가 맨 우위에 두고 책임 다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의논해야 마땅하다"라며 "지금이라도 한 대표께서 시간을 내고 이 문제를 논의하게 되기를 기대하고 제안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에 대해 "내란 범죄는 불소추 특권의 예외 사항으로, 신속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명확히 하고 불소추 특권이 적용되지 않으니 필요한 범위 내에서 수사, 체포, 구금, 기소, 처벌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위헌·불법 행위로 주권자의 생명을 위협한 대통령에게 한순간이라도 국정 운영을 맡길 수 없다"며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직무에서 배제하고 그 직의 유지 여부를 우리 국민들의 판단과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