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직자는 자신의 자리에서 헌법 수호하길"
"군경에 당부…어떤 경우에도 자리 이탈 안 돼"
"국회가 가장 앞에서 국민과 민주주의 지키겠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서울 국회 접견실에서 긴급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서울 국회 접견실에서 긴급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6일 "또 한 번 계엄 선포라는 대통령의 오판이 있다면 국회의장과 국회의원들이 모든 것을 걸고 이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담화문을 발표하고 "제2의 비상계엄은 있을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애초 국회의장실은 우 의장이 이날 오후 3시20분 의장접견실에서 긴급성명을 발표하겠다고 안내했다. 이후 이를 취소했다가 다시 입장을 바꿨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한 추측보도가 잇따르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진 점 등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우 의장은 "대한민국은 국민이 지켜온 나라"라면서 "대한민국이 식민과 전쟁, 분단과 독재라는 근현대사의 비극과 불행을 딛고 선진국에 진입한 힘은 온전히 국민에게서 나왔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이 역사를 부정한 것이고 국민의 자긍심에 큰 상처를 낸 것"이라면서 "국회의장은 더욱 국민을 믿고, 반드시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각오로 현 사태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2의 비상계엄은 있을 수 없고, 용납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총과 칼로 파괴될 수 없다는 것이 지난 12월 3일 밤 확인됐고, 그것이 우리 국민이 쌓아온 민주주의의 유산이고 힘"이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반드시 국회를 사수하고 국민과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라면서 "모든 공직자는 자신의 자리에서 헌법을 충실하게 수호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군경을 향해선 "지난 12월 4일 새벽, 군이 국회의 계엄해제요구 결의에 따라 즉각 철수한 것은 민주주의와 함께 성숙한 우리 군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다"며 "군은 국민의 군대이고, 경찰은 국민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어떤 경우에도 군경은 헌법이 정한 자신의 자리를 이탈해서는 안 된다"며 "헌법에 어긋나는 부당한 명령에는 응하지 않음으로써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의 명예를 지키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 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방문을 막기 위해 모여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오늘 중 국회 방문 일정은 없다고 입장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 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방문을 막기 위해 모여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오늘 중 국회 방문 일정은 없다고 입장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우 의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국회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애초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만남이 보도된 뒤, 윤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계엄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있다고 전해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국회 로텐더홀에 모여 윤 대통령의 방문을 막기 위해 모였다. 이후 대통령실은 "오늘 중 윤 대통령의 국회 방문 일정은 없다"고 안내했다.  

우 의장은 "대통령의 국회방문에 대해 연락을 받은 바 없다"면서 "방문하더라도 경호 관련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문 목적과 경호에 대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대통령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국회 방문 계획이 있다면 이를 유보해 주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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