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상편지 등 공개하며 “이재명, 왜 아버지를 모른다고 거짓말하나”
父 모른다던 이재명, 알지도 못하는 安 운동원 조문 보고 배신감

발언하는 고 김문기 처장의 장남. 사진=연합뉴스
발언하는 고 김문기 처장의 장남.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대장동 의혹' 관련 수사를 받다 지난해 말 숨진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아들이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해 “왜, 어째서 아버지를 '모른다'고, '기억이 안 난다'고 거짓말하는 건지 궁금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김 처장의 장남 김모 씨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저는 온 국민이 궁금해하는 대장동 게이트의 윗선이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아버지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단 한 가지 너무나 궁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작년에 저희 아버지는 젊음을 바친 성남도시개발공사 사무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면서 운을 뗐다.

김씨는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후보와 김 처장이 함께 찍은 사진과 표창장, 김 처장의 휴대전화에 2009년 6월 24일 저장된 이 후보의 연락처 등을 공개하며 "8년 동안 충성을 다하며 봉사했던 아버지의 죽음 앞에 (이 후보는)어떠한 조문이나 애도의 뜻도 비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작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가 아버지 발인 날이었다. 그날 이 후보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나와 춤을 추는 모습을 보였다"며 "TV를 통해 이 모습을 본 80대 친할머니가 오열하고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것을 보고 우리 가족 모두가 한번 더 죽을 만큼의 고통을 느꼈다"며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모른다'던 이 후보는 이제는 자신이 알지 못하던 타 후보 선거당원 빈소에는 직접 찾아가 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지난 16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선거 유세버스에서 사고로 숨진 국민의당 당원의 빈소를 조문한 점을 거론한 것이다.

이어 "그 모습을 보고 이재명 후보님의 연락을 기다리던 저희 가족은 다시 한번 철저한 배신감을 느끼며 진실을 밝히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이렇게라도 해야 저희 가족이 조금이나마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버지에 대한 의혹 제기가 연달아 보도될 때 제가 아버지에게 왜 억울하게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는지 자초지종을 물었다. 아버지는 '대장동 의혹에 대해 아는 것, 기억나는 것이 정말 없을 뿐더러 지금 상황에서 섣부른 인터뷰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그래도 시장님과 10년 넘게 같이 일한 동료들의 등에 칼을 꽂고 싶지는 않다'고 직접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대장동 게이트가 터지고 힘들어하셔서 정리되면 바닷가 근처에서 조그맣게 부동산이나 하나 차려서 평화롭게 살고 싶다던 아버지는 더 이상 저희 가족 곁에 없다. 추후 진실이 밝혀지겠지만 그럼에도 아버지는 돌아오시지 못한다. 저는 마지막으로 아버지의 아들로서 그저 아버지의 억울함이 풀리고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SBS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시절 김문기 전 처장을 알고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하위 직원이었기 때문에 성남시장 재직 때에는 몰랐다"고 말한 바 있다.

김씨의 이날 회견에는 국민의힘 권성동·김은혜 의원이 함께했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이재명 후보와 고(故) 김문기 처장 사진.
국민의힘이 공개한 이재명 후보와 고(故) 김문기 처장 사진.

권 의원은 2015년 1월 7일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카이타워 전망대에서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이 마주 앉아 식사하는 사진, 뉴질랜드 오클랜드 앨버트 공원에서 이 후보와 김씨가 손을 잡고 나무의 둘레를 재고 있는 사진 등 성남시장 재직 당시 이 후보와 김 전 처장이 동행한 호주 출장 사진을 추가 공개했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고(故) 김문기 영상.
국민의힘이 공개한 고(故) 김문기 영상.

당시 김 전 처장이 딸에게 보낸 영상에서 "오늘 시장님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밌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고 한 발언도 공개됐다.

권 의원은 김 전 차장의 유족이 공개한 휴대폰 연락처 기록에는 이 후보가 '이재명 변호사'로 지난 2009년 6월 24일 저장돼 있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어제 기자회견이 예고된 후에 민주당 관계자들이 고인 가족들에게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냐', '우리와 한번 만나자', '대화하자'는 취지로 많은 연락을 했다"며 "용기를 내 진실을 밝힌 유족에 대해 정신적 압박과 언어적 폭력을 행사할 경우 보복 범죄로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어떤 분이 연락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유족들이 누구라고 밝히기는 원치 않는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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