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재구성해 쌍용차 인수 재추진
KG그룹·쌍방울그룹, 쌍용차 인수 적극 검토
업계 "남은 기업 청산기한 6개월 동안 자금력 갖춘 기업 찾는 것이 핵심"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쌍용자동차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의 윤곽이 나타나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투자계약이 해제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에 의지를 다시 밝히고 있고, 쌍방울그룹과 KG그룹도 쌍용차 인수 의향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전에 쌍방울그룹과 KG그룹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에디슨모터스도 쌍용차 회생계획안 배제 결정에 대해 특별항고를 제기하는 한편, 컨소시엄도 강화해 다시 인수에 나설 예정이다.
앞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지난 4일 서울회생법원의 쌍용차 회생계획안 배제 결정에 대해 특별항고를 대법원에 제기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측은 “일반적으로 대법원 항고사건의 경우 최소 2~3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배제하고 쌍용차 인수절차를 회생절차 종료기한 내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라며 “특별항고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쌍용차는 새로운 인수자와 인수계약 체결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상 에디슨모터스가 현재 진행 중인 쌍용차 재매각 절차에 발목을 잡은 것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쌍용차 측은 투자계약 해제에 법적인 문제가 없으며, 재매각 절차 역시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쌍용차 측은 에디슨모터스의 최근 행보와 관련 “서울회생법원의 배제 결정은 특별항고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인용될 여지도 없다”면서 “특별항고는 집행정지의 효력이 없으며, 재매각 추진은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디슨모터스의 특별항고는 민사소송법 제449조에 근거한 것으로 재판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될 경우에만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법원 결정은 에디슨모터스가 투자계약에서 정한 기일 내에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않아 채무변제를 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으로, 어떠한 헌법 위반이나 법률 위반 사항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쌍용차는 설명했다.
특히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가 법리나 사실관계를 왜곡, 언론에 유포하는 행위는 명백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에디슨모터스가 자신들의 주장이 정당하다고 믿는다면, 이러한 활동을 즉시 중단하고 법정에서 신속히 시시비비를 가리면 될 일이라고 쌍용차는 덧붙였다.
그러나 에디슨모터스는 특별항고가 기각돼도 쌍용차 인수 의지를 고수할 방침이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만약 인수인의 지휘를 잃더라도 새로운 컨소시엄을 구성, 쌍용차 인수를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면서 “자산 4500억원 매출 2300억원 대의 거래소 기업인 금호에이치티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에 참여 의향을 밝혔으며, 추가로 1~2개 기업을 참여시켜 컨소시엄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새롭게 후보로 떠오른 KG그룹도 쌍방울 인수 경쟁구도에 들어섰다. 최근 쌍용차 매각 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의사를 전달한 KG그룹은 화학, 제철, 프랜차이즈 등 7개 사업군에 걸쳐 10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다. 앞서 KG그룹은 동부제철, KFC코리아 등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G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꾸려 쌍용차 인수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KG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KG케미칼은 현금성 자산이 약 360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에는 최근 매각 계약을 체결한 KG ETS 매각 대금 5000억원이 납입될 예정이다.
쌍방울그룹도 최근 특장차 전문 계열사인 광림을 앞세워 쌍용차 매각 주관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의향서를 접수했다. 쌍방울은 광림을 주축으로 나노스, 아이오케이 등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쌍용차 인수에 나설 방침이다.
쌍방울그룹은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의 투자계약이 해제된 후 곧바로 TF팀을 꾸려 인수가능성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도 쌍방울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도전한 경험이 있는 만큼, 자금조달력 등을 볼 때 쌍용차 인수가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쌍방울그룹은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보다 자금력 등에서 좀더 나은 상황일 것”이라며 “광림이라는 특장차 계열사가 있고, 예전에 이스타항공 인수에 실패하긴 했지만 1000억원 이상의 현금도 보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중요한 것은 어느 기업이 쌍용차를 인수하든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면서 “기업 청산까지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선 서둘러 4000억~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직접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기업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 시도가 에디슨모터스와 마찬가지로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실제 인수전 전면에 나선 쌍방울그룹 계열사 광림은 지난해 매출 1884억원, 영업이익 112억원 규모의 기업이다. 쌍용차는 코로나19와 글로벌 반도체난 영향이 있었던 지난해에도 매출 2조4293억원을 기록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쌍용차를 인수하기 위해선 최소 5000억원의 자금이 우선적으로 필요한데, 인수전에 뛰어든 쌍방울그룹은 전체 매출액이 5000억원에 불과하다”라면서 “인수전에 참가하는 기업들이 쌍용차 회생이 목적이 아닌 주가상승 등 다른 의도로 인수발표를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