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찬스'에 위장전입 의혹까지 각종 의혹 무성
민주당 "'불공정·비상식·의혹 내각…청사진 실종"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부실 검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새 정부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인수위는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엄중하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다 여론도 악화하고 있어 문제가 된 후보자들의 거취를 둘러싼 윤 당선인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 정부 내각 후보자 가운데 가장 많은 의혹이 불거진 인사는 정 후보자다. 그는 자녀 의대 편입과 병역 면제 등으로 이른바 ‘아빠 찬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이날도 민주당 소속 최종윤 의원실은 정 후보자 아들이 응시한 2018년 경북대의대 학사편입 ‘지역인재 특별전형’이 대구시의 공식 요청 이후 18일 만에 신설됐다고 밝히며 “새로운 전형을 만드는 데 있어 미리 준비라도 한 듯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 아들은 병역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병역 등급이 2010년 2급에서 2015년 4급으로 변경된 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정 후보자 딸은 2017년 경북대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구술평가에서 만점을 줬던 담당 교수가 정 후보자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등을 위해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빌딩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두 자녀의 경북대의대 편입학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당시 심사위원장이 누군지 몰랐다”며 재차 해명했다.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수일 내 공신력 있는 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게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 후보자는 전날에도 기자회견을 통해 “자녀의 문제에 있어서 단 한 건도 도덕적으로나 불법·부당한 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정면 돌파에 나섰지만, 각종 의혹이 잇따라 터지고 있어 정 후보자에 대한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상민·한덕수·김인철·김현숙·박진 등도 논란의 중심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그는 두 자녀가 강남8학군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위장 전입하고, 이들의 입사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후보자는 행안부 인사청문 준비단을 통해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과거 주소와 거소가 부합하지 않았던 점이 있었던 것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다”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충실히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공직자 퇴임 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재직하며 고액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한국외대 총장 시설 부적절한 언행 등으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또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보수청년단체를 동원해 노동 현안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이 해외 도박사이트 운영사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해명자료를 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홍근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홍근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 민주당 "인사 참사…국민의힘 "무조건적인 감싸기 안 할 것"

의혹이 제기된 후보자들은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을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여론이다. 당장 민주당은 새 정부 내각 인선을 ‘인사 참사’로 규정하며 맹공을 이어가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윤 당선인은 국민께 새 정부 비전과 희망을 제시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데 국민이 기대한 차기 정부의 국정 청사진은 완전히 실종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자고 나면 터지는 인사 참사, 윤석열 정부 첫 내각은 '불공정' '비상식' '의혹' 내각이 될 것이 자명하다”며 “대한민국 역사상 이 정도 특권과 특혜, 비리 의혹 등에 휩싸인 장관 후보자들이 있었냐”고 반문했다. 

국민의힘도 후보자들의 의혹이 잇달아 불거진 데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무조건적인 감싸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국회에서 청문회를 열고 공방을 벌이고, 국민적 평가가 나온 데 따라 조처를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인수위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후보자들에게 제기된 의혹을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정 후보자가 지난달 한 지역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윤 당선인과 ‘40년 동안 한결같은 친구’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적극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 당선인과 정 후보자가 처음 인사하고, 알게 된 것이 20대였던 것이지 친한 사이는 아니다”며 “정 후보자가 고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렇게(40년 지기)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기사가 너무 많이 나가다 보니 후보자 본인도 바로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인사청문회는 이달 25~26일 한 후보자를 시작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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