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때 1245원 돌파…"자금유출, 투자위축 가능성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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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최근 우리나라 원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매파적(통화 긴축) 기조가 주요 원인인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계속되고 중국 경제도 둔화되면서 원화 절하 요인이 더해지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상승한 1239.01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190원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어느새 1240원까지 올라 이날(22일) 정오 무렵에는 달러당 1245원을 돌파했다. 이후 안정세를 보이다 보합권에서 장을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의 최근 상승세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2일 상승세도 파월 의장이 전날 국제통화기금(IMF) 총회 토론회에서 기준금리를 50bp(0.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시작됐다. 이처럼 연준의 '빅스텝' 발언이나 '매파적 기조'가 확인될 때마다 최근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여왔다.  

그때마다 원·달러환율은 상승했다.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반대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은 강화되지만 수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기 때문에 원자재를 수입하는 기업의 부담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국의 봉쇄가 계속된다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더욱 나빠지고, 이는 결국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경제의 대중교역 의존도는 24.6%(2020년 기준)로, 최근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봉쇄가 계속되고 있는 중국의 추이를 지켜볼 수 밖에 없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우리나라 4월 1~20일 수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는데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수입이 더 큰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52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났다. 당분간 원화 약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NH투자증권은 이러한 적자가 달러 수급 측면에서 원화 약세 압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1일부터 첫 근무를 시작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원화 약세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환율이 오르고 원화가 절하돼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또한 취임사에서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 등이 통화정책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들에 비해서는 우리나라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갖는 파급효과가 더 크기 때문에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더라도 가능성만으로 원화 약세 압력을 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대규모 재정지출에 대한 논의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논의가 우리나라의 통화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통화 가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원화 약세가 계속되면 외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안한 요소가 될 것인데, 이는 곧 자금유출, 투자위축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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