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후 세번째 조정…'총재 없지만' 인플레이션 심각 공감

주상영 금통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주상영 금통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된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물가상승 등 여러 상황을 종합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을 시사했다.   

14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0.75%로 올린 후 세 번째 인상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까지 끌어 올린 후 올해 1월 1.25%로 추가 인상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한국은행의 금융기관에 대한 여수신이율'을 개정해 금융중개지원대출 중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원 지원 프로그램의 대출 금리는 연 0.25% 유지하기로 했다. 또한 여타 상시 지원 프로그램의 대출 금리를 연 0.25%에서 0.50%로 인상해 다음달 2일부터 인상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기준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인플레이션 가속화 △미국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코로나 확산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꼽았다. 이어 국내 경제는 최근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민간소비는 개선되고 있다고 파악했다. 고용상황도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앞으로 국내 경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일부 영향도 받겠지만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민간소비도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GDP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3%)를 다소 하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통위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의 큰 폭 상승, 공업제품·개인서비스 가격의 오름세 확대 요인 등으로 4%대 초반으로 크게 높아졌다. 또한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과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 모두 2%대 후반으로 상승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4%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며 금년 중 상승률도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상당기간 3% 내외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봤다. 

금융시장은 국제금융시장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아 장기시장금리와 원/달러 환율이 큰폭으로 상승했고 주가는 상당폭 등락했다. 또한 가계대출은 소폭 감소했으며 주택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폭 하락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과정에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성장·물가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통위 결정 전부터 시장 내에서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데 공감해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올해 안으로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겠다는 것을 시사했고 시중의 유동성이 차고 넘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서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좁혀질 경우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거나 원화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어, 선제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게 이들의 중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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