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 정통 경제 관료…"규제 혁신에 속도낼 듯"
이복현 금감원장, 검찰 특수통 출신…尹대통령 '검찰 편중 인사 논란'
강석훈 산은 회장, 부산 이전 이슈 직면…노조, 출근길 저지 집회 지속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베일을 벗기 시작한 금융수장 인선에 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장, 대선 후보 시절 인연을 맺은 인물들이 하나둘씩 지명되면서 여러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10일 대통령실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산업은행장을 잇따라 임명했다.
우선 금융위원장으로는 김주현 현 여신금융협회장이 내정됐다. 김주현 내정자는 1958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제25회 행정고시 출신이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는 동기다.
김 내정자는 이후 재무부, 아시아개발은행,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위원회, 금융위원회, 예금보험공사, 우리금융연구소 등을 거쳤으며 여신금융협회 회장에는 2019년 취임했다. 김 내정자가 경제 분야에 오래 몸 담았던 관료 출신인 만큼 업계에서는 무난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김 내정자가 지명 직후 간담회에서 혁신을 강조한 것과 블록체인 등 신기술에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친 점에 대해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같은 날 임명된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대해서는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복현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2000년 제4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 대전지방검찰청, 서울북부지방검찰청 등을 거치며 검찰 특수통으로 손꼽혔다.
금융위원회는 사법고시 합격 전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먼저 합격한 이 원장을 두고 금융·경제 수사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른바 윤 대통령과 국정농단, 국정원 댓글 수사 등을 함께 했다는 이력과 검찰 출신 인물들이 정부 주요 보직에 대거 기용되면서 '검찰 편중 인사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8일 윤 대통령이 이 인사를 두고 "과거에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이 대거 기용됐다"라고 언급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금융권 일부에서는 이번 인사 이후 "이해할 수 없다" "또 윤석열 사단" 등의 날선 발언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명 당일 늦은 오후 이 원장의 취임식이 열린 것에 대해서도 논란을 의식한것 아니냐는 뒷말도 있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 원장이 검사 시절 KT 불법자금 로비 의혹, 효성 총수 횡령 등 굵직한 수사를 거쳐왔던 만큼 향후 금감원의 관리, 감독 기능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기대 섞인 관측도 제기됐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뿐만 아니라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서도 강석훈 신임 회장 인사를 두고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강 신임 회장은 1986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슨대 매디슨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9년 한국은행을 거쳐 제19대 국회의원,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산은 노조는 강 회장이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캠프에 참여했던 이력을 두고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강 회장의 첫 출근날인 지난 8일부터 노조는 출근길을 저지하는 집회에 돌입했다. 이 집회는 이튿날인 9일에도 이어지면서 강 회장은 이틀째 출근하지 못했다.
노조 측은 윤 대통령의 대선공약, 국정과제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전면 철회될 때까지 출근길 저지 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강석훈 회장, 사측이 어떤 의지와 노력을 보이느냐에 따라 (집회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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