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캠프서 활동..."예탁결제원 사장때 부당인사로 5억 손배 판결도"

사무금융노조 예금보험공사 지부는 27일 낙하산사장 임명시도를 철회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사무금융노조 예금보험공사 지부
사무금융노조 예금보험공사 지부는 27일 낙하산사장 임명시도를 철회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사무금융노조 예금보험공사 지부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유재훈 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예금보험공사 사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노조에서 유 전 사장의 후보 선정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사무금융노조 예금보험공사 지부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 임원은 자율과 책임, 윤리경영에 적합해야 한다"며 "유재훈 전 사장은 후보 지원 의사를 자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예보는 이달 8일 신임 사장 후보자를 선정하기 위한 공개 모집을 완료했다. 이날부터 사장 후보자 면접 및 추전 절차를 시작으로 감사, 상임이사 등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다.

기존 예보 사장 하마평에는 유재훈 전 사장과 유형철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이 거론됐지만, 유 국장은 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 임원추천위원회에서 복수의 후보자를 선정하겠지만, 강력한 라이벌이 사라지면서 사실상 유재훈 전 사장의 선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 전 사장은 행정고시 26회 출신으로 재무부와 금융위 은행감독과장, 증권감독과장 등을 지냈다. 2013년 예탁원 사장에 선임됐고, 2016년부터는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회계감사국장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 캠프에서 활약했다. 

그동안 예보 사장직은 관료 출신들의 파티장이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내정된 김태현 전 사장은 금융위 사무처장을 지냈고, 김주현 전 예보 사장도 금융위 출신이다. 또 곽범국, 위성백 전 사장 등도 기재부 국고국장을 지냈다.

유 전 사장은 벌써부터 노조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최종 선정되더라도 험난한 일정을 소화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보는 이날 일정을 시작으로 유 전 사장이 지원 의사를 철회할 때까지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유 전 사장을 반대하는 이유로 △범법행위 이력 △근무 태도 불량 △전문성 부족 등을 지적했다.

노조는 "유재훈 전 사장은 예탁원 사장으로 재직 당시, 수십 명에 달하는 노동자를 강제로 보임 해제 및 강등 인사했고, 부당·보복인사를 무법적으로 단행했다"며 "이 사건으로 예탁원은 대법원으로부터 근로기준법 및 취업규칙 위반으로 5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 전 사장은 당시 공공기관인 예탁원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 불법행위자로 다시는 임명직 공직자로 거론되서는 안된다"며 "그는 범법행위로 법원이 예탁결제원에 부과한 손실을 배상할 의무가 있는 공공기관 악성 채무자다"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유 전 사장의 업무태도와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조는 "유재훈 전 사장은 예탁원 사장 취임 이후 2016년 5월까지 영업일수의 19%를 해외에 체류하는 과도한 해외출장으로 구설수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재훈 전 사장이 임기 2년 반 동안 총 27차례에 걸쳐 약 22만km를 비행했고, 이는 지구 다섯바퀴 반에 해당하는 거리다"며 "당시 대통령이 임기 3년반 동안 해외 순방 23번 나간 것보다 더 많은 해외출장을 간 셈이다"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향후 △금융위 및 대통령실 앞 피켓시위 △대통령실과 금융위원장 및 기재부장관 공문 발송 △국회의원 연대 투쟁 및 국정 감사시 이슈화 △산별노조 및 예탁원 노조 합동 기자회견 등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노조는 "기재부와 금융위가 부적격자의 낙하산 인사에 나설 경우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 ‘공공기관 혁신’의 허울을 폭로하고 진정으로 ‘공정과 상식’이 원칙이 될 수 있도록 정당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예보 사장은 예보 임추위가 복수 후보를 추천하면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예보 사장은 예보 최고 의결기구 예금보험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되며 임기는 3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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