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사파이어래피즈' 대량생산 일정 올해 하반기로
서버용 DDR5 시장 개화 늦어져, 보급 확산에 차질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인텔이 DDR5 D램을 지원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래피즈'의 대량생산 일정을 또 한번 연기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서버용 D램 사업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인텔에 따르면 사파이어래피즈의 대량생산 일정이 올해 하반기로 조정됐다. 인텔은 연말께나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인텔은 이 제품을 지난해 출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정을 연기해 올해 2분기에 대량 생산하기로 했다. 최근 인텔은 이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또 한번 늦췄다.

사파이어래피즈는 인텔의 DDR5 지원 첫 서버용 CPU로, DDR4에서 DDR5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DDR5는 차세대 메모리 규격으로, DDR4 대비 2배 개선된 성능을 갖췄다.

DDR5는 2019년부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채택이 이뤄졌다. 하지만 PC나 서버 시장에선 아직까지 DDR4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특히 서버 시장에선 DDR5 지원 CPU가 본격적으로 양산되지 않은 만큼 D램의 세대교체가 상대적으로 늦었다.

서버용 DDR5 판매가 저조하면 올해 D램 전체 평균판매가격(ASP)도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 서버 제조원가에서 DDR5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DDR4 대비 최소 20% 이상이다.

특히 서버에 들어가는 D램은 같은 규격의 PC용 D램보다 가격 프리미엄이 붙고, 대규모 거래가 이뤄진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서버용 반도체 생산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PC용 DDR5에 25~30%의 가격 프리미엄이 붙는다면, 서버용 DDR5에는 약 50%의 프리미엄이 붙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제공

인텔의 차세대 CPU 생산 일정 변화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DR5 보급 확산 계획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의 서버용 CPU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신규 제품이 출시되면 DDR5 D램이 많이 팔릴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모바일 산업에서 DDR5 D램 채택률을 36%, PC의 경우 7%로 내다봤다. 서버에서의 DDR5 채택률은 연말 3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IDC는 올해 전체 D램에서 DDR5의 비트(Bit) 기준 점유율을 21%, 내년 46%로 전망했다. DDR5에 대한 올해 전망치는 하향조정될 수 있다.

김수겸 IDC 부사장은 "사파이어래피즈의 출시 지연으로 서버 시장에서의 DDR5 채택률은 앞서 제시된 전망치를 크게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자제품 수요 감소, 공급망 대란 등을 원인으로 올해 DDR5로의 전환 속도는 예상보다 더딜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인텔은 지난해 11월 DDR5를 지원하는 PC용 CPU '엘더레이크'를 출시했지만 PC용 DDR5 수요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인쇄회로기판(PCB) 공급부족 현상이 DDR5 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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