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자이언트스텝' 여파…5년물 금융채 4% 돌파·코픽스 2% 육박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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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섰다. 고정금리 산정기준인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변동금리 산정기준인 코픽스(COFIX, 자금조달비용지수)도 매달 오르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족'(빚내서 투자)들의 부담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4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 범위는 연 4.33~7.10%다.

이중 우리은행의 '우리WON주택대출'의 금리는 5.40~7.10%로 나타났다. 4.01%의 기준금리에 가산금리 3.09%를 더해진 수준이다. 이외 은행들은 △하나 5.233~6.533% △신한 4.59~6.09% △KB국민 4.33~5.83%로 파악됐다. 

7%대 금리의 등장 배경에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정책이 있다. 현재 각국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을 통해 유동성을 줄여가고 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겠다는 전망이 계속되면서 고정형(혼합형) 금리의 산정기준인 금융채 5년물 금리는 급격히 오르던 상황이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금융채 5년물 금리는 4.082%(나이스·한국·KIS·FNP 평균)로 전날 대비 0.105%포인트 상승했다. 이달에만 0.436%포인트 오르면서 조달비용을 자극했고 그만큼 대출금리도 뛰게 되는 것이다.

미국 연준이 16일 기준금리를 종전 0.75~1.00%에서 1.50~1.75% 상향 조정한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고 이후 FOMC에서도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대출금리는 더욱 뛰고 기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도 최고치를 경신했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1.98%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국민, 씨티)의 조달자금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지수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하락한다. 

시중은행들이 코픽스의 증가분을 반영하면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는 향후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이날 우리은행의 '우리WON주택대출'의 5년 변동금리 범위는 4.78~7.08%로 나타났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음달 코픽스는 2%를 돌파할 수도 있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오를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 연 4%대 금리에 3억원 주담대를 받은 경우 월이자는 100만원 정도에 그쳤으나, 연 7%의 대출금리가 적용되면 월이자는 175만원으로 오른다. 연말께 연 8%까지 금리가 오르면 월이자는 200만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자들은 현재도 이자 상환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대출자들은 앞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오르고 주담대 고정·변동금리도 요동칠 때를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신규 대출자들에게 시장금리 변동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그러면서 "코픽스 연동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시장금리 변동을 반영하는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후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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