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2개월 연속 '둔화'…이자부담 '증가' 여파
금융채 금리-코픽스, 미·영 긴축정책 등으로 '상승'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사…주담대 부담 가중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1년 만에 대출금리가 2%p 넘게 올랐고 최근에도 계속 오르고 있다. 불어나는 이자에 속수무책이다."
직장인 A씨는 약 1년 전 생활비 명목으로 받았던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신용대출) 금리가 최근 올라 걱정이다. A씨는 신용한도대출 외에도 전세자금 대출 이자도 갚는 상황이어서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A씨와 같은 기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의 긴축정책,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4월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4.05%로 전월 대비 0.07%포인트, 전년도 같은 달 대비 0.39%포인트 상승했다. 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전월보다 0.06%포인트 오른 3.90%, 일반신용대출도 0.16%포인트 뛴 5.62%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은 곧 대출수요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증가액은 전월 1조2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2조원에서 8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4조원)보다 5분의1 수준이다.
기타대출(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은 전월에 비해 5000억원 줄었다. 4월(-9000억원)보다 감소폭이 줄었으나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대출금리가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금리는 대출기준금리와 가산금리의 합으로 결정되는데 대출기준금리의 산정 기준인 금융채 금리, 코픽스(COFIX)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금융채 5년물 금리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에 기준이 된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민간평가사 4곳(나이스·한국·KIS·FNP)의 금융채 5년물 평균금리는 지난 13일 3.959%로 한달 전인 5월 13일 평균(3.399%)과 비교해 0.56%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 6개월, 12개월 금리도 한달 만에 각각 0.368%포인트, 0.572%포인트 뛰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도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코픽스는 은행 8곳(신한·우리·SC제일·하나·국민·씨티·농협·기업)이 취급한 수신상품(정기예·적금, 상호부금 등)의 금액·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1.75%에서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경우 은행들은 수신금리를 더욱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코픽스는 △신규취급액 기준 1.84% △잔액기준 1.58% △신잔액기준 1.22%로 전월에 비해 각각 0.12%포인트, 0.08%포인트, 0.05%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또한 은행이 운영비용, 수익 등을 바탕으로 임의대로 적용하는 가산금리도 대출금리에 영향을 끼친다. 다만 KB국민, 우리, 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 3곳은 지난달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전월보다 0.04%포인트~0.14%포인트 낮췄으며 다른 은행들도 대부분 가산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가계대출 수요가 줄면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재조정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신규대출 수요는 당분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주택담보대출, 주택가격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주택의 가격 상승률이 대출 이자율에 미치지 못하게 되면 대출금리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서 "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 8%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출을 새로 받는다면 부담은 더 클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해 3.5%, 내년 4.5%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시사한 점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사도 대출 수요 증가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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