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집권 여당, 최근 보여준 모습은 민생 뺑소니”
권성동 “외교 일정 정쟁 소재로 삼아”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단 단독 선출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여야가 또 다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날치기 개원”이라고 반발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의 입장변화가 없다면 국회의장 선출부터 해야한다는 의견이 압도적 다수”라며 원 구성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29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신임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전날 출국한 권성동 원내대표를 겨냥, 협치에 샛길로 빠져 국회 정상화 협상을 뒤로 미루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국민의힘은 여당 원내대표의 외교 일정을 정쟁의 소재로 삼아 날치기 개원을 시도하고 있다고 반격하며 연일 국회 개원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필리핀 현지에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어제 민주당이 전원 명의로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다. 사실상 단독 개원을 선언한 것"이라며 “지난 수년 동안 법안 날치기 통과시키더니, 이번에는 날치기 개원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애초부터 협상 의지가 없었다.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맡기로 이미 작년 7월에 약속했는데 민주당은 이를 ‘양보’라고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국어적 상식에서 벗어난다”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제시한 사법개혁특위와 ‘검수완박’ 헌법재판소 제소 취하 역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면서 “검수완박 입법독주는 민주당 혼자 했는데 뒤처리는 여야가 같이 하면서 면죄부를 받겠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권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제가 필리핀 특사로 발표되자마자, 민주당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협상 농단’이라고 운운하며 몽니를 부리더니, 날치기 개원의 시동을 걸었다”면서 “저는 민주당이 작년 7월 여야 합의만 준수하면 원 구성이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지난 두 달 동안 민주당은 어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170석의 힘만 믿고 약속 이행을 미루다가 양보로 둔갑시켰다. 그것도 모자라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조건을 내걸고 여당 원내대표의 외교 일정을 정쟁의 소재로 삼았다가, 마침내 날치기 개원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 하는 민주당의 정쟁 모노드라마 마지막회는 '(국회를) 나 혼자 연다'로 끝났다. 민주당은 21대 국회 초기에 보여줬던 오만으로 되돌아왔다"며 "오만의 반복은 심판의 반복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치단체장 당선자 워크숍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부득이하게 시급한 민생현안 처리, 인사청문회 진행 등을 위해서라도 국회의장만큼은 선출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다수"라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그는 "7월 1일부터 임시국회 문을 열어 일하겠다고 공언을 했으나, 그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여당 설득에 나서겠다"면서도 "국민의힘의 전향적 입장을 기다리고 있지만, 여당이 입장 변화가 계속 없다면 부득이하게 (민주당의 단독) 국회의장 선출이라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 의총에서 의견을 모아볼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은 양보할 것은 다 양보했다. 지금도 제 휴대전화에는 '왜 법사위를 내주느냐'는 지지자들의 항의 문자가 5천500개 들어와 있다"며 "그럼에도 야당이 이렇게 통 크게 양보하고 결단을 했으면 이제 여당이 화답해야 하지 않나"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도 "야당은 법제사법위원장을 내주겠다는 통 큰 양보안도 제시했는데 여당은 자꾸 샛길로 빠지고 있다"며 "급기야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협상마저 뒷전으로 미루고 끝내 필리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면서 권 원내대표의 출국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집권 여당이 최근 보여준 모습은 민생 뺑소니다. 누가 여당이고 야당인지 역대급 주객전도에 국민도 헷갈릴 지경"이라며 국민의힘이 조속히 사법개혁특위 명단을 제출하고 국회 정상화에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우 위원장도 비대위회의에서 “박홍근 원내대표가 필리핀까지 가서 회담할 수도 없고, 정상화를 위한 시간,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면서 “의장단 선거라도 진행해서 국회 운영의 시작을 열어야 될 때가 온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민생을 위한 국회정상화가 시급합니다. 여당 지도부에 전향적인 결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국민의힘이 원 구성 협상에 나올 것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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