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당국의 구두개입도 효과 없어...원/달러 환율 상승제 이어질 듯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제공=연합뉴스
2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글로벌 달러화 강세 속에 23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 대비 5.4원 오른 달러당 1345.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4월 23일 고가 기준 1357.5원 이후 약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4월 28일 1356.80원 이후 가장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통화 긴축 의지를 재강조했고, 유럽의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며 유로화가 약세 현상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달러화 가치가 급등한 영향을 받았고, 이로 인해 원·달러 환율은 연고점을 경신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께 기자들과 만나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전 9시 24분께 외환당국은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정부와 당국의 환율에 대해 메시지를 내며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전날 종가보다 2.0원 오른 1341.8원에 개장한 환율은 1337.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하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고, 1340원대 초중반에서 등락하다 결국 전날 기록한 연고점인 1340.2원을 경신해, 장 막판에는 1346.6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앞으로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오는 25~27일 미국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참석하는 잭슨홀 회의가 예정돼 있어 이를 앞두고 환율 상승세를 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미국 캔자스시티 연은의 주최로 와이오밍주의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리는 국제경제 심포지엄이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다만 레벨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어 1차 저항선은 1350원 수준으로 판단하며, 저항선 돌파 시에는 1365원 수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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