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안철수 '긍정적'…징계에 발목 잡힌 이준석 출마 불가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국민의힘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올해 말에 열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에 열릴 것으로 의견이 모이는 듯했으나, 윤 대통령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알려진 뒤 기류가 다소 바뀌는 분위기다. 전대 개최 시점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만큼,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당권주자들의 신경전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당권주자 가운데 한 명인 김기현 의원은 25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당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직후부터 하루빨리 전당대회를 통해서 당 지도부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옳다는 얘기를 지금까지 일관되게 말씀드리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여러 가지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데 있어 당이 이렇게 지금 계속해서 비정상적 상태를 지속하는 것이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조만간 공식 지도부를 선출할 더불어민주당을 상대하고 윤석열 정부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전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전대의 적절 시점은 오는 10월 국정감사 직후다.

그는 전날에도 본인이 주최한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미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감이 끝나고 각 의원은 예산심사나 상임위원회 활동을 하고, 전대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동시에 진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김 의원은 다른 경쟁주자들에 비해 인지도는 낮은 편이지만, 당내 세력 기반에 있어선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경쟁주자들이 당내 세력을 확보할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김 의원에겐 전대가 빨리 치러지는 것이 유리하다. 

또 다른 후보군인 안철수 의원도 12월 말 전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지도보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만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그는 전날 보도된 영남일보와 인터뷰에서 12월 전대 개최를 주장했다.

안 의원은 “예산안이 12월 초에 통과되니 그 즈음 전당대회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국민의힘이 가장 부족한 점이 중도를 가져오는 힘인데, 안철수가 중도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이어 안 의원까지 하루 빨리 전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분위기는 올해 말 개최로 쏠리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윤 대통령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 대통령이 연내 전당대회를 촉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당내에서는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파악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권성동 원내대표와 정진석 국회부의장에게는 탐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임기가 올해 연말과 내년 4월까지이기 때문이다. 만약 12월에 전대가 치러지면 이들은 직을 내려놓고 도전해야 한다. 

조기 전대는 재출마를 시사했던 이준석 전 대표에게는 '원천 차단'에 가까운 ‘악재’나 다름없다. 이 전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는 내년 1월8일에 종료된다. 후보 등록 시기 등을 고려하면 1월 말에서 2월 초에 치러지는 전대에도 출마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징계에 발목이 묶여있는 만큼, 올해 말 치러지는 전대에 나서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 전 대표 역시 지난 22일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날짜는 관계없다. 어차피 내가 나오지 못하게 오만가지 공작을 다 하지 않겠나”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연찬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는 전대 개최 시기 등을 두고 의원들 간 격론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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