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덱스의 5세대 AWD 시스템, 빗길에서 안정적인 주행 보장
[속초=데일리한국 김진우 기자] 볼보차가 최근 전동화 추진과 함께 운전자의 음성만으로도 차량제어가 가능한 IT 기술을 전 차종에 접목했다. 이번에 신규 탑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선 오디오 재생 메뉴와 내비게이션 목적지, 공조장치 히팅시트 온도설정 등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지난 6일 속초 롯데리조트에서 통합형 TMAP 인포테인먼트가 탑재된 볼보차 전차종 시승회에 참석, 플래그십 모델 'S90·XC90'을 시승했다. 시승 구간은 롯데리조트를 출발해 강원도 고성의 한 카페까지 주행 후 다시 돌아오는 코스로, 고속도로부터 굽이 심한 고갯길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볼보의 플래그십을 경험할 수 있었다.
◇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플래그십 디자인
볼보는 패밀리룩 디자인 완성도가 높은 브랜드로 이번에 시승한 XC90과 S90도 SUV와 세단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내외부 디자인은 거의 유사하다.
XC90은 2세대 모델로 2015년부터 전 세계에 판매되고 있다. 크기는 전장 4950㎜, 전폭 1960㎜, 전고 1770㎜이며, 벤츠 GLE, BMW X5 등이 경쟁 모델이다.
2019년에는 그릴 프레임 크기를 확대하고 수직 크롬 바와 함께 듀얼배기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했다.
S90은 2016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데뷔한 럭셔리 E 세그먼트 세단이며, 크기는 전장 5090㎜, 전폭 1880㎜, 전고 1450㎜이다.
두 차량의 전면부는 볼보의 상징인 T자형 헤드라이트와 그릴 정중앙에 위치한 아이언마크로 강인한 인상을 완성했다. 또한 경쟁 모델과 달리 크롬 재질과 캐릭터 라인을 억제했다. 그래서 두 모델의 측면 디자인은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매끈하다.
다만 후면부는 차이가 있는데 XC90은 상하로 긴 유선형 LED 테일라이트를 배치해 부드러운 이미지를 구현했고, S90은 트렁크를 감싼 듯한 ㄷ자 테일라이트를 적용해 단단하고 강인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두 차량의 내부는 천연 우드 소재를 대시보드와 센터콘솔에 적용했고, 오레포스에서 납품한 크리스탈 기어 레버를 적용했다. 브라운 컬러 나파 가죽은 탑승자의 신체를 부드럽게 감쌌다.
◇ XC90, 부드러운 승차감과 안정적인 주행능력 돋보여
시승차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XC90 B6 얼티메이트 모델로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힘을 낸다. XC90에 탑재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제동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를 엔진 동력으로 보탠다.
여기에 젖은노면과 비포장도로, 눈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할덱스의 5세대 AWD 시스템이 적용됐으며, 노면 상황에 따라 사륜에 동력을 가변적으로 배분한다.
시동을 걸고 시트포지션을 맞춘 후 출발했다. 터보 엔진은 저회전에서 응답이 지연되는 특성이 있지만 48V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된 XC90은 전 회전 영역에서 응답이 빨랐다.
시승 당일 많은 비가 내렸고 물이 고인 구간도 많았다. 전륜 혹은 후륜구동 차량의 경우 이런 상황에서 급가속하면 타이어가 헛돌게 되는데 AWD 시스템이 탑재된 XC90은 급가속 상황에서도 4개의 타이어가 노면을 꽉 움켜쥐고 가속한다.
XC90 B6 모델은 서스펜션이 부드러운 투어링 섀시가 적용됐다. 미시령 통과 후 진부령 내리막 구간에서는 좌우 롤링이 어느 정도 허용됐고, 스티어링휠 반응도 즉각적이기보다는 약간 늦는 편이다. 대신 노면이 좋지 않은 구간에서는 충격을 잘 흡수하며, 승차감이 부드러웠다.
◇ S90, 높은 정숙성과 넓은 뒷좌석 레그룸이 인상적
다음 시승차인 S90 B6 얼티메이트 브라이트는 XC90과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이 동일하기 때문에 운전 감각과 주행성능은 비슷했다. 다만 전고와 무게중심이 낮은 세단형 모델인 만큼, 주행안전성은 XC90보다 더 좋았다. XC90보다 빠르게 코너를 돌아도 좌우 롤링을 포함한 차체 흔들림이 억제된 편이다.
S90과 XC90은 급가속 상태에서 차이를 보였다. XC90은 묵직한 배기음이 어느 정도 유입됐지만 S90은 배기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패밀리 SUV 모델인 XC90과 다르게 S90은 VIP가 뒷좌석에 탑승하는 쇼퍼드리븐 모델인 만큼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배기음 차단에 신경을 쓴 듯 하다.
S90은 뒷좌석 레그룸이 리무진 수준으로 넓다. 그래서 운전석보다는 뒷좌석을 탑승해보고 싶었지만 이번 시승 행사가 1인 탑승이 원칙이라 뒷좌석을 시승해볼 수 없었다.
◇ 볼보의 음성비서 '아리아'...일상 대화도 가능
볼보차와 티맵모빌리티와 개발한 TMAP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과거보다 음성 인식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래서 발음이 약간 부정확해도 운전자가 의도한 음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음성 명령을 위해서는 먼저 '아리아' 혹은 '아리야'라고 호출하면 된다. 시승하는 도중 도착할 카페에 음성만으로 음료를 주문하면 아리아가 확인 후 문자로 운전자의 주문을 카페에 전송한다.
또한 아리아와는 단순한 음성 명령 뿐만 아니라 "나 피곤한데 어떡하지?", "재미있는 이야기좀 해줘", 기분이 어때?" 등 기본적인 일상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가상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볼보차 측은 "새로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실내 온도와 열선 시트 제어는 물론 운전자 취향의 음악 추천과 함께 날씨와 뉴스 등 각종 정보 탐색도 가능하다"며, "여기에 누구(NUGU)스마트홈 이용시 집 안의 조명과 에어컨 설정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두 차량의 판매 가격은 △XC90 B6 플러스 브라이트 8580만원 △XC90 B6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9510만원 △XC90 T8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1억1470만원 △S90 B5 플러스 브라이트 6350만원 △S90 B5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6950만원 △S90 B6 AWD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7350만원 △S90 T8 얼티메이트 브라이트 874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