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이후 하락폭 둔화..4분기, 수도권 중심 보합세 전환
[데일리한국 김택수 기자] 내년에도 집값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하락폭은 올해 하반기보다 줄어들고 거래량은 올해보다 39%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12일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경제변수와 주택수급지수를 고려한 예측모형으로 내년도 주택가격을 이같이 내다봤다.
주산연은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는 전년 말 대비 3.5% 하락하고, 전국 아파트 매매가도 5.0%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며 "내년도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겠으나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을 지나 완화된 공시가격과 주택세제가 시행되는 내년 4월 후부터는 하락폭이 둔화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산연은 내년 4분기부터 수도권 인기지역부터 보합세 또는 강보합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지역별로 내년 주택값은 서울 2.5%, 수도권 3.0%, 지방 4.0%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고, 아파트값도 서울 4.0%, 수도권 4.5%, 지방 5.5%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주산연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내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8.5%, 서울 9.5%, 수도권 13.0% 추가 하락을 예상했다. 실거래가는 전체 단지의 집값을 대표하지 못하지만, 가격 변화 움직임을 포착해 체감도와 유의성이 크다고 주산연은 설명했다.
거래절벽 상황은 다소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주산연은 올해 주택 거래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인 54만호 수준으로, 한국부동산원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소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집값 급락세가 꺾이고 매수 심리가 살아나면서 거래가 회복돼 올해보다 39% 증가한 75만호가 거래될 것으로 관측했다.
전·월세 시장은 고금리와 전세대출 어려움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으로 전셋값은 떨어지고 월세는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주택 전세는 전국 4.0%, 수도권 5.5%, 서울 3.5%, 지방 2.5% 등 모두 하락하는 반면 월세는 전국 1.3%, 수도권 1.5%, 서울 1.0%, 지방 1.2% 오를 것으로 주산연은 전망했다.
내년 주택 인허가 물량은 올해보다 30% 줄어든 38만호 수준으로 예상되고 착공·분양 물량은 더 줄어들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부도 위기에 처하는 건설업체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고금리와 집값 급락,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주산연은 "브릿지론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지원된 자금 대환이 막히면서 건설업체의 자금난이 증폭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내년 상반기 중 보유 현금이 부족한 건설업체부터 부도가 속출하고 하반기부터는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한 2금융권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