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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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올해 주류업계와 담배업계는 모처럼 활기 속에서 한해를 보냈다.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특히 주류업계는 신제품 출시, 마케팅 등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올 한해 유흥시장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한동안 잠잠하던 담배회사들도 올해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경쟁을 본격화했다.

◇다시 살아난 유흥시장

주류업계의 최대 희소식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전면 해제다. 정부는 지난 4월 사적모임 인원과 식당·술집 등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을 완전히 없앴다.

코로나19 동안 주류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주력채널인 일반음식점과 주점 등 유흥시장은 가정시장에 매출이 역전당하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자 유흥시장은 금세 활기가 띠었다. 주류업계는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유흥채널 마케팅에 돌입했다.

하이트진로는 올 여름 부산, 강릉 등 휴양지 프로모션을 비롯해 전주, 송도, 춘천 등 전국 각지의 대형 맥주 축제에 참여해 홍보에 나섰다.

유흥 시장 부흥을 위한 ‘굿즈 프로모션’도 적극 진행했다. 일례로 스푼과 오프너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오프너인 ‘스푸너’를 출시하고, 스푸너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갔다.

오비맥주도 인천, 대구 등 지역 축제에 후원사로 참여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다.

특히, 오비맥주는 올해 월드컵 시즌을 맞아 카타르 월드컵 후원사로 참여, 한정판 ‘넘버 카스 패키지’를 출시하고, ‘카스 플레이 펍’을 오픈하는 등 다양한 월드컵 관련 이벤트를 전개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수도권 내 유동인구가 많은 홍대, 건대, 강남, 신촌 등 상권에서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 캐릭터 ‘새로구미’ 스트릿 패션쇼를 펼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적극적인 마케팅에 주류사들 실적도 살아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 1~3분기 연결 기준 누적(1~9월) 매출액은 1조888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9% 늘었다. 이 기간 롯데칠성도 주류부문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15.7% 증가한 5754억원을 기록했다.

8월 17일 하이트진로 본사 모습. ‘노조 탄압 분쇄, 손배 가압류 철회, 해고철회 전면복직’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8월 17일 하이트진로 본사 모습. ‘노조 탄압 분쇄, 손배 가압류 철회, 해고철회 전면복직’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사진=최성수 기자

◇파업 리스크에 ‘몸살’

올해 주류사들이 순탄한 한 해를 보낸 것만은 아니다. 주류업계는 화물차 파업으로 몸살을 앓았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지난 6월 안전운임제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하자 오비맥주·하이트진로 등 주류사들은 주류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일부 공장에서는 한때 아예 출고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하이트진로가 파업 손해가 컸다. 화물연대가 정부와의 협상 타결로 파업을 종료했지만, 하이트진로의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일부 화물차주들이 계속 파업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양측의 입장은 첨예하게 대립했고, 파업은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시위로까지 이어졌다. 이들 파업 화물차주들은 지난 8월 16일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과 로비를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농성은 25일 동안 이어졌으며, 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 9월 9일 극적 합의에 이르면서 종료됐다. 주요 합의 내용은 △운송료 5% 인상 △공장별 복지기금 1% 조성 △휴일 운송단가 150% 적용 등이다.

             처음처럼 새로.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처음처럼 새로. 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신제품 '술술' 나오다

주류시장이 회복세를 보이자 주류사들의 신제품 출시 경쟁도 잇따랐다. 특히 롯데칠성이 올해 공격적으로 신제품을 내놨다.

롯데칠성은 지난 6월 청주 ‘청하’에 화이트 와인과 탄산을 블렌딩한 ‘별빛 청하’를 출시한 데 이어 9월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제로 슈거’ 소주 ‘처음처럼 새로’를 출시했다.

처음처럼 새로는 2006년 ‘처음처럼’ 출시 이후 16년 만에 선보이는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신제품이다. 새로는 출시 이후 현재 3000만병 가까이 팔리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롯데칠성은 이외에도 △클라우드와 칠성사이다를 협업한 ‘클라우드 칠성사이다 맥주’ △맥주 향과 꿀 향을 느낄 수 있는 소주 '처음처럼 꿀주’ 등 신제품으로 실적을 견인했다.

하이트진로도 올해 증류식 소주 ‘진로 1924 헤리티지’, 화이트 와인과 청매실 원액을 블렌딩한 ‘매화수 화이트’ 등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는 컬래버레이션(협업) 제품을 출시하는 데 집중했다. 오리온 ‘아이셔’, 빙그레 메로나와 협업한 에이슬 시리즈에 이어 지난 9월에는 광동제약 비타500과 협업해 ‘비타500에이슬’을 출시했다.

오비맥주도 올해 신제품 출시로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6월 현미, 보리, 호밀을 사용한 발포주 ‘오엠지(OB Multi Grain)’를 일부 매장 파일럿 출시한 이후, 이달 전국으로 확대 내놨다.

수제맥주 출시에도 적극적이었다. 오비맥주의 수제맥주 협업 전문 브랜드 ‘코리아 브루어스 콜렉티브(KBC)’는 △아시아나항공과 협업해 출시한 인디아 페일 라거(IPL) 스타일의 수제맥주 ‘아시아나 호피 라거’ △캐주얼 패션 브랜드 ‘커버낫(Covernat)’과 협업한 수제맥주 ‘커버낫 서퍼맨 라거’ 등을 선보였다.

신제품 출시 경쟁은 논알코올 맥주 시장에서도 벌어졌다. 특히, 수제맥주 회사들이 논알코올 시장에 새롭게 합류했다.

올해 제주맥주는 지난 7월 논알코올 맥주 ‘제주누보’를 출시하며 논알코올 시장에 뛰어들었다. 세븐브로이도 논알코올 맥주 3종 ‘넌강서’·‘넌한강’·‘곰표논알콜’ 등을 연달아 10월 내놓으며, 경쟁에 가세했다.

◇위스키·와인…프리미엄 제품 인기 계속

프리미엄 제품들의 인기도 계속됐다. 특히, 위스키는 MZ세대의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세를 보였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위스키류 수입액은 2억1804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1.8% 증가했다.

올해 20·30대를 중심으로 위스키를 즐기는 소비층이 늘었다. 위스키에 소다수 등을 타서 마시는 ‘하이볼’이 큰 인기를 끌었다.

편의점에서는 위스키를 출시하는 족족 완판 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CU는 올해 4월과 7월 ‘그란츠 트리플우드’ 위스키를 출시했는데 두 차례 모두 완판됐다. CU가 지난 5일부터 진행한 ‘프리미엄 위스키’ 기획전에서도 주요 제품이 얼마 지나지 않아 완판됐다.

GS25도 지난 6월 버번 위스키 ‘켄터키스피릿’ 10개 배럴 중 3개 배럴에 해당하는 500여병에 대해 판매를 시작하자 하루도 되지 않아 완판했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국내 와인 수입액은 지난해 5억5980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1월까지 5억3405만 달러를 나타내며 지난해 수입액에 육박했다.

◇연초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1위 타이틀’ 경쟁

담배업계도 올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반 연초 담배가 줄어드는 추세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의 전환이 올해 더 가속화됐다.

기획재정부의 ‘상반기 담배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담배 전체 판매량은 총 17억8000만 갑으로, 전년 동기(17억5000만 갑) 대비 3000만갑(1.9%) 더 팔렸다.

이 가운데 일반 담배 판매가 15억2000만 갑으로 1년 전보다 2000만 갑(1.0%) 덜 팔린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는 2억6000만 갑으로 전년 동기보다 5000만 갑(22.5%) 더 판매됐다.

궐련형 전자담배로의 전환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지각변동도 일어났다.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지난해까지 한국필립모리스가 1위 자리를 지키다가 올해 첫 순위가 뒤바꼈다. KT&G가 올해 2월 점유율 기준 필립모리스에 소폭 앞선 것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현재까지 1위를 이어가고 있다. 3분기 기준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48.5%다.

릴 에이블. 사진=KT&G 제공
릴 에이블. 사진=KT&G 제공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 잇달아

궐련형 전자담배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올해 신제품 출시도 잇달았다. 한국필립모리스와 KT&G가 지난 10월 잇달아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선보였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달 10일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아이코스 일루마’ 공식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 아이코스 신제품이 나온 것은 2019년 10월 ‘아이코스 듀오3’ 출시 이후 3년 만이다.

KT&G도 같은 달 16일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릴 에이블’ 판매를 개시했다. 일주일 사이 두 신제품이 출시된 것이다.

아이코스 일루마는 기존 가열 부품인 블레이드를 없앤 대신 새 가열 시스템인 스마트코어 인덕션 시스템이 적용, 청소가 필요 없는 점이 특징이다.

KT&G의 릴 에이블은 담뱃잎과 과립, 액상 등 3가지 종류의 스틱을 한 기기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BAT도 올여름 일본과 유럽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 하이퍼 X2’를 출시했다. 이에 맞춰 BAT로스만스는 내년 국내에 글로 하이퍼 X2를 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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