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조사 결과 1300명 중 여성은 30여명
최연장자 1934년생 고은희·최연소자 1983년생 김연수
클리오 한현옥·대주전자재료 임일지 주식 1000억대 보유

국내 1000대 기업의 대표이사 가운데 오너 패밀리가 아닌 여성 전문경영인은 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순으로 살펴보면 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 한세실업 조희선 대표이사, 스튜디오드래곤 김제현 대표이사(왼쪽부터) 등이 비오너 CEO 그룹군에 속했다. ⓒ데일리한국DB
국내 1000대 기업의 대표이사 가운데 오너 패밀리가 아닌 여성 전문경영인은 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순으로 살펴보면 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 한세실업 조희선 대표이사, 스튜디오드래곤 김제현 대표이사(왼쪽부터) 등이 비오너 CEO 그룹군에 속했다. ⓒ데일리한국DB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최수연(네이버), 조희선(한세실업), 김제현(스튜디오드래곤), 황보경(와이지엔터테인먼트), 김유진(에이블씨앤씨), 유희원(부광약품), 박미령(동남합성) 등 국내 1000대 기업에서 오너 패밀리 출신이 아닌 여성 전문경영인은 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대 기업의 1300명이 넘는 대표이사 가운데 여성은 모두 30여명으로, 100명 중 2명꼴이다. 여성 CEO 중 80% 정도는 오너가였고, 1970년대에 출생한 경우가 40%를 상회해 가장 많았다. 또 매출 1조 클럽에서 활약하는 여성 CEO는 4명이었고, 국내 여성 대표이사 중 주식재산 1위는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1000억원대 주식재산을 보유한 여성 최고경영자에는 클리오 한현옥 대표이사와 대주전자재료 임일지 대표이사 두 명이 이름을 올렸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1000대 기업 여성 대표이사 현황 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국내 1000대 기업의 대표이사급 CEO는 모두 1350명이다. 이중 여성은 32명으로 전체 대표이사 중 2.4% 수준에 불과했다. 1000대 기업내 여성 CEO는 100명 중 3명도 되지 않은 셈이다.

여성 대표이사 중 78.1%인 25명은 오너가에 해당됐고, 나머지 7명만 전문경영인이다. 여성 전문경영인을 매출순으로 살펴보면 네이버 최수연 대표이사를 필두로 △한세실업 조희선 △스튜디오드래곤 김제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황보경 △에이블씨엔씨 김유진 △부광약품 유희원 △동남합성 박미령 대표이사가 비오너 CEO 그룹군에 속했다.

30명이 넘는 여성 CEO 중 최연장자는 대림통상 고은희(1934년생) 대표이사 회장이었고, 최연소는 한글과컴퓨터 김연수(1983년생) 대표이사다. 1970~1979년 사이인 1970년대에 출생한 이들이 14명(43.8%)으로 가장 많이 분포했다. 깨끗한나라 최현수(1979년생), 삼현철강 조윤선(1978년생), 조광페인트 양성아(1977년생) 대표이사 등이 대표적인 70년대생 여성 CEO 그룹군에 속했다.

이외 1960년대생 8명(25%), 1980년대생 5명(15.6%), 1950년대생 4명(12.5%) 순이었다. 1980년 이후에 태어난 MZ세대 여성 CEO는 대동스틸 임주희(1980년생), 에이블씨엔씨 김유진(1981년생),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이수연(1982년생) 대표이사가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중 유일하게 매출 100대 기업 중 한 곳을 이끌고 있는 네이버 최수연(1981년생) 대표이사도 4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CEO 층에 이름을 올렸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포함된 곳 중 여성 대표이사가 활약하고 있는 기업은 네이버를 비롯해 호텔신라(이부진), 한세실업(조희선), 매일유업(김선희) 4곳으로 조사됐다. 이외 삼양식품(김정수), 깨끗한나라(최현수), 콜마비앤에이치(윤여원) 3곳은 작년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 회사 매출이 5000억원을 넘긴 대기업군에 속했다.

이번에 파악된 30여명의 여성 CEO 중 주식평가액이 가장 높은 주인공은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이다. 이 사장은 자신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호텔신라에서는 보유 주식이 따로 없었지만,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S‧삼성생명‧삼성전자 우선주 등에서 다수의 주식을 갖고 있었다. 이달 1일 기준 이부진 사장의 주식가치만 해도 5조6498억원을 상회하며 국내 여성 CEO 중 독보적인 1위다.

1000억원대 주식재산을 보유한 여성 최고경영자에는 클리오 한현옥 대표이사와 대주전자재료 임일지 대표이사 두 명이 이름을 올렸다. 한 대표이사는 클리오 주식종목에서 보유한 주식평가액만 1286억원 정도였고, 임 대표이사는 대주전자재료 주식가치가 1012억원 수준인 것으로 계산됐다.

콜마비앤에이치, 한국콜마홀딩스, 한국콜마 주식 등을 보유하고 있는 윤여원 대표이사는 698억원 상당으로 4번째로 높았다. 태경산업 김해련 대표이사 회장은 469억원으로 이번 조사 대상 여성 CEO 중 주식재산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 주식재산이 100억원이 넘는 여성 대표이사는 11명 더 있었다. △신성이엔지 이지선(397억원) △삼양식품 김정수(363억원) △이연제약 정순옥(347억원) △코스메카코리아 박은희(238억원) △조광페인트 양성아(195억원) △싸이맥스 정혜승(144억원) △한글과컴퓨터 김연수(142억원) △삼현철강 조윤선(136억원) △티에이치엔 이광연(126억원) △대림통상 고은희(112억원) △깨끗한나라 최현수(103억원) 대표이사의 주식가치가 이달 1일 기준 100억원을 상회했다.

조사 대상 32명의 여성 CEO 중 올해 연초(1월 3일) 대비 이달 1일 기준 보통주 1주당 주식가치가 가장 크게 오른 곳은 이명화 대표이사가 이끌어가는 한국카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의 올해 초 보통주 1주당 주식가치(종가 기준)는 1만900원에서 출발했는데, 이달 1일에는 1만4000원으로 8개월 새 28.4%나 껑충 뛰었다. 여성 CEO가 활약하는 상장사 중 8개월 새 20% 이상 주가가 높아진 곳은 한국카본이 유일했다. 이 주식종목은 지난 8월 23일에는 1만6060원까지 오른 적도 있었다. 연초 때와 비교하면 47.2%나 고공행진 했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CEO가 활약하는 회사의 주가나 실적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월등히 우수하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입증할만한 유의미한 수치는 부족하다”면서도 “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다양성(Diversity)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우수한 여성 리더들이 경영 전면에서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야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도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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