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안철수 출마선언·김기현 캠프 개소
나경원, 10일 당대표 출마 여부 밝힐 듯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국민의힘의 새 얼굴을 뽑을 당대표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안철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적 관계를 내세우며 출사표를 던졌고, ‘윤심(尹心, 윤 대통령 의중)’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 김기현 의원은 캠프 개소식을 열며 세결집에 나섰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안 의원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에 나섰던 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았던 점 등 정치적 인연을 내세우면서 “윤 대통령에게 힘이 되는 대표가 될 것”이라면서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윤 대통령이 실패하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저보다 절박한 사람은 없다”면서 “윤 대통령과 저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실패할 자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여의도 당사에 들려 당 사무처 직원들과 인사한 뒤 오후에는 경남 창원으로 이동해 국민의힘 경남도당 신년 인사회에 참석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전당대회 경선캠프인 ‘5560 이기는 캠프’ 개소식을 열었다. 지난해 연말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앞장서 달라”면서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김 의원이 지난해 말 윤 대통령과 독대한 데 이어 최근엔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를 맺으며 ‘윤심(尹心)’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전·현직 의원 40여명이 출동했다.
김 의원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와의 당정일체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대표가 개인 정치를 한다거나 선사후공(사욕을 먼저하고 공익을 뒤로함)의 정신으로 당을 지도한다면 다시 분열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면서 "대통령과 당대표가 따로 노는 것 때문에 우리가 지난 세월 고통을 겪었다. 우리가 호흡을 잘 맞춰 개혁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뤄야 다음 총선 때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종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저출산 대책을 두고 대통령실과 난기류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당시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열고 이례적으로 “정부 정책 기조와 상반된다”며 불만을 드러냈고,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우려를 이해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 해촉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져 정치권에서는 나 부위원장이 이번 일로 ‘윤심’과 척을 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만약 이 같은 기류에도 나 부위원장이 출마를 선택한다면 김 의원과 ‘윤심’을 두고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나 부위원장은 10일 제주를 찾아 당대표 출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당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 전 의원은 10~11일 대구를 찾아 지역방송에 출연하고 중견 언론인들과 토론회를 여는 등 보수 당심을 공략할 예정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이번에 ‘당원 투표 100%’와 ‘결선 투표제’를 도입해 차기 당대표를 뽑기로 한 만큼, 정치권에서는 비윤(비 윤석열 대통령)계 인사의 당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고 보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2~3일 국민의힘 지지층 412명에게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누가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나 부위원장이 35.0%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 의원이 15.2%로 뒤를 이었고, 유 전 의원 13.7%, 안 의원 12.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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