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홀로 檢출석'에 비판여론 일단 잠잠...비명계 "잘한 일"
"향후 재판 열리면 내년 총선 영향 불가피" 우려 여전
"당 지지율 반등 기회 필요...자진사퇴 카드 이미 실기"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지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의 잇따른 수사에 총력 엄호로 맞서던 민주당의 대응 전략이 바뀔지 주목된다.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당의 지지율 하락 국면을 전환할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오는 28일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에 관한 검찰 조사에 홀로 출석하겠단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당과의 ‘분리 대응’에 나섰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에 당 안팎에서 제기되던 비판 여론은 일단 관망세로 돌아선 분위기지만 향후 검찰 기소와 재판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경우 총선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는 여전하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8일 검찰의 두 번째 소환 통보에 “아무 잘못도 없는 제가 또 오라고 하니 제가 가겠다”, “변호사 한 분을 대동하고 가 당당히 맞서겠다”면서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이와 함께 당원들을 향해선 당무와 국정에 충실해달라며 민생 챙기기에 전념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표가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하던 당시 수십 명의 민주당 의원이 동행한 모습과는 180도 달라진 대응이다. 그간 민주당 지도부와 친명(親明)계가 ‘이재명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여온 데 대해 여권이 방탄 프레임 공세로 몰아부치자 비명(非明)계는 ‘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불만 섞인 우려를 쏟아냈다.
결국 이 대표가 ‘혈혈단신’ 대응을 취한 것은 방탄 프레임을 벗어나는 동시에 당내 분열 기류를 삭이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실제 당의 분리 대응을 강조해온 비명계는 이 대표의 홀로 출두 선언에 “참 잘한 결정”이라며 호응했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출석 당일에는 비난 시위 등으로 고난을 치를 수 있지만, 오히려 그 모습이 이 대표의 주장에 진정성을 실어줄 것”이라고 했다. 이원욱 의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완벽한 단일대오라고 보기는 힘들겠지만 (이 대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이 심해지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긍정 기류가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가 '나 홀로 출두'를 택하면서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향후 재판에 넘겨져 법정에 드나드는 모습을 보이면 또다시 당내 위기감이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원욱 의원은 "(이 대표의) 기소 이후 재판이 시작되면 연말, 내년 초까지 일주일에 두세 번씩 법정에 출두하는 모습이 계속 TV에 노출되고, 새로운 공방이 추가로 이뤄지면 당으로서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서 "민주당의 지지도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상존해있다고 보인다. 점점 심해지면 민주당 내부가 검찰 발 촉매제나 물증이 없더라도 끓어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이제 또 (검찰)수사를 받을 것이다. 그러면 조작 수사, 기획 수사, 야당 탄압이라고 저희 당은 나갈(주장할) 수밖에 없을 테고, 그러면 이것이 총선까지 이어지지 않겠느냐"면서 "이 대표가 당과 거리를 둬야 한다. 지금 당 대표직을 수행하는 것이 이 대표를 위해서도 민주당을 위해서도 지혜롭지 않다"고 에둘러 사퇴를 권하기도 했다.
최근 당 지지율의 하락세 또한 이 대표의 검찰 수사 상황과 맞물려 있는 만큼, 총선까지 위기감을 해소할 보다 근본적인 돌파구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사가 지난 9~11일 전국 성인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1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NBS)를 보면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5%, 민주당은 27%로 나타났다. 해당 정례 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11월 5주차 34%, 12월 3주차 30%, 12월 5주차 28%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대표가 당직을 내려놓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해답이 될 수 있으나, 자진 사퇴 카드를 쓸 최적의 시점은 이미 놓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를 둘러싼 수사가 워낙 여러 가지로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적어도 한 건 이상은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럴 경우 여론은 반드시 영향을 받을 것이고 당의 지지율 급락이 예상된다”면서 “그 시점에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평론가는 “이 대표가 선당후사 정신에 따라 선제적으로 당 대표직을 사퇴한 뒤 사법처리가 정리된 뒤 돌아오겠다는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면 훨씬 감동적이고 극적인 효과를 얻었을 것”이라며 “다만 자진 사퇴 카드는 실기했다. 이미 자진 사퇴론이 당내에서 나온 이상 이 대표가 결단을 하더라고 떠밀려 그만두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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