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유통망 활용해 미국 시장 본격 진출
현지에 자동화 시설 구축도 추진 예정
관계사 바이오노트도 시너지 효과 기대

ECCMID 2022 에스디바이오센서 M10 부스 모습. 사진=에스디바이오센서 제공
ECCMID 2022 에스디바이오센서 M10 부스 모습. 사진=에스디바이오센서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에스디바이오센서가 2조원에 달하는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르디언 바이오사이언스(메르디언) 인수합병(M&A)을 마무리했다. 제약바이오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M&A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번 M&A로 미국내 직판 체계를 구축하고,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현지 자동화 시설 건립도 추진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 1일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의 인수를 완료했다.

메리디언 인수가는 약 15억 달러다. 지난 31일자 환율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조8500억원 수준이다.

당초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사모펀드 운용사 SJL파트너스와 6대4 비율로 메리디언을 같이 인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SJL이 자금을 기한 내 준비하지 못하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100% 자금을 댔다. SJL파트너스는 추후 투자를 통해 딜에 합류하기로 했다.

메리디언은 1976년에 설립된 체외진단 기업이다. 주 사업군은 크게 두 사업부로 나뉜다.

진단(DX)사업부에서는 면역진단, 분자진단, 호흡진단, 혈액진단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명과학(LS)사업부에서는 제약·바이오 제품 및 진단 시약의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DX 사업은 미국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진 GI(소화기) 패널, 납 중독 진단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메리디언이 폭넓은 북미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메리디안은 그 동안 북미 시장에 주력하기 위해 북미 지역 유통망 강화에 집중해왔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메리디언을 인수한 가장 큰 이유도 이 유통망에 있다.

조혜임 에스디바이오센서 전무는 지난달 10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와의 주 거점과 생산 공장, 유통망을 합치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을 커버할 수 있어 이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 전무는 에스디바이오센서 창업주인 조영식 이사회 의장의 장녀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메리디언의 현지 생산, 유통망을 활용해 신제품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록을 보다 빠르게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현재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검사시간을 50% 줄인 '스탠다드 M10 FAST RT-PCR’, 당뇨병 관련 데이터를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올인원 CGMS’ 등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메리디언 인수를 통해 원재료 개발부터 생산까지 미국 내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미국 현지에 자동화 시설 구축을 추진 중이다. 시설 규모, 시기 등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인수를 통해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사인 바이오노트도 직접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바이오노트는 진단제품 원료를 생산해 진단키트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원료를 공급하고 있는 곳도 바이오노트다.

바이오노트는 면역진단 원료사업이 강점이고, 메리디언은 분자진단용 원료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바이오노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이번 메리디언 인수로 면역진단과 분자진단 시장에 모두 진입한다는 목표다.

또, 메리디언의 FDA 승인 경험과 글로벌 브랜드 영업 경쟁력들도 적극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는 “이번 인수 완료를 발판으로 메리디언과 함께 진단 플랫폼을 강화하고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인수 딜 방식이 바뀌면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넥스트 스텝’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생겼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해외진단업체 유통사 추가 M&A를 통해 연내 10개국 이상 직판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100%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부담하게 되면서, 추가 M&A 계획이 늦어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약 1조5000억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현금성 자산이 풍부하다 해도 2조원 규모의 딜은 부담이 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