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업 영업적자 시달려…인수기업도 3년째 적자
과거 보물선 테마주로 엮여 투자자 큰 피해 입기도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제이스코홀딩스(옛 제일제강)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적극적인 신사업 개척에 나서며 주가도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진 신사업 부문의 성과가 미미한 상태인 데다 주사업 부문도 영업적자로 돌아선 만큼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1월 필리핀 니켈광산 회사 EVM과 니켈광산에 대한 사업권 및 지분 취득, 판매권 등을 포괄한 양해각서(MOA)를 채결했다. 이로 인해 주가는 한때 종가 기준 3120원까지 치솟았다.
제이스코홀딩스의 주가는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1000원대 후반에서 2000원대 초반 수준에 머물렀는데 이를 고려하면 약 1.5배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제이스코홀딩스는 EVM 투자를 위해 지난해 12월27일 9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2305원, 납입일은 이달 28일이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제이앤피투자조합으로 제이스코홀딩스의 특수관계인인 광흥에스피가 투자조합의 대표 조합원이다.
앞서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0월 태양광 인버터 전문업체인 윌링스의 지분 24.05%를 301억원에 취득해 최대주주로 올랐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작년 사명변경과 함께 정관을 변경해 디지털 콘텐츠 사업, 가상현실 플랫폼 및 콘텐츠 개발 사업,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 가상화폐 관련 사업, NFT(대체불가능토큰)의 제작·인증·중개 및 판매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제이스코홀딩스는 주사업인 철근 제조업에서 벗어나 니켈광산 개발, 태양광, NFT 등의 분야에 뛰어들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문제는 신사업에서 이렇다 할 실적이 없고, 인수한 기업도 영업적자에 시달리는 한계기업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주가 테마에 편승해 신사업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윌링스의 경우 2020년 1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을 시작으로 3년째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21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매출액도 2020년 632억원에서 2021년에는 361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68억원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2020년 수준으로 올라서진 못한 상황이다.
필리핀 니켈광산 개발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당초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20일에 필리핀 자회사 JSCO PH CORP의 주식 1995주를 4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으나 오는 4월5일로 미뤘다.
이로 인해 최근 ‘인동첨단소재의 리튬광산 개발 의혹 사건’으로 야기된 시장의 불신이 제이스코홀딩스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1일 종가는2240원으로 지난 1월 최고가 대비 28.2% 떨어진 상태다.
신사업뿐 아니라 주사업의 실적도 좋지 못한 상황이다.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2019년과 2020년 33억원과 3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53억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적자는 25억원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사업에서 성장 한계를 겪는 기업들이 최근 2차전지와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로 사업확장을 시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신사업 진출로 당장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기업에 투자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제이스코홀딩스의 경우 과거 주가조작의 중심에 있던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제일제강은 ‘러시아 보물선 돈스코이호’ 테마주로 엮이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당시 제일제강 인수자로 나선 투자자 중 한명이 신일그룹의 류상미 대표이사로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신일그룹은 돈스코이호에 150조원 규모의 보물이 실려있다고 주장하며, 가상화폐를 통해 대대적인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이후 검찰 수사에서 사기 행각이 밝혀지며,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