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세력들 CB 인수·전환으로 수십억 차익 …메리츠증권도 11억 차익
신생회사에 CB 발행 따른 이익 넘겨…투자리스크도 제이스코가 부담

제이스코홀딩스 안산공장
제이스코홀딩스 안산공장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제이스코홀딩스가 발행한 1회차 CB(전환사채) 단기투자로 일부 투기세력들만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 CB 전환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제이스코홀딩스는 CB 투자세력에게 담보까지 제공하며 대출을 주선해주는 등 대놓고 이익을 챙기게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 투기세력 CB 인수해 막대한 차익 실현…개미들은 오버행 우려에 ‘울상’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이스코홀딩스는 지난 8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취득한 1회차 CB 270억원 중 99억원을 17명의 투자자에게 104억원에 매각했다. 현재 1회차 CB의 전환가액은 2449원으로 11일 종가(3015원) 대비 낮게 형성돼 있어, 취득 후 바로 전환해 매각해도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다.

실제로 이 CB를 사들인 투자자들은 10일과 11일 두차례에 걸쳐 약 49억원의 1회차 CB 전환청구권을 행사했다. 남은 물량도 전환 청구 만기일인 25일 전까지 모두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둘 시세차익은 11일 종가 기준으로 약 18억원이다. 연간 수익률로 따지면 209%(한달 수익률 17.48%)를 넘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과 지난 4월에도 투자세력들은 해당 CB를 매입해 막대한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9일과 15일 마니투자조합과 강민희 씨가 각각 45억원과 5억원의 CB 물량을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한주당 2473원으로 전환가액(2449원)의 조금 높은 수준이다.

또한 4월 5일과 6일에는 손규현, 신동훈, 이성환 씨가 한주당 2473원에 총 14억원을 매입해 바로 전환 청구권을 행사했다. 메리츠증권도 11일 15억원 가량의 1회차 CB물량을 주당 2522원의 매입해 이날 바로 전환청구했다.

전환청구권 행사에 따른 신주상장일은 4월 21일이며, 이 당시 제이스코홀딩스의 주가는 4390원이었다. 상장 후 바로 매도했다면, 손규현 씨 등 3명과 메리츠증권이 거둔 차익은 22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6일에도 엠엠씨코리아에서 30억원의 1회차 CB물량을 주당 2473원에 취득했다. 엠엠씨코리아는 현재 제이스코홀딩스의 비상근 근무 중인 김명희 사외이사가 이사로 근무하는 곳이다.

이에 대해 제이스코홀딩스는 필리핀 니켈광산 독점판매권 계약을 위해 이같이 처분했다고 하지만 이로 인한 오버행 우려는 큰 상황이다. 제이스코홀딩스가 80억원의 1회차 CB물량을 소각하긴 했으나, 아직 남은 보유물량은 91억원이다. 또한 다른 투자자들이 전환하지 않은 물량까지 합하면 149억원(609만6365주)이다. 이는 기발행주식(4268만9245주)의 14.3%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아직 전환되지 않은 2회차 CB(100억원·442만865주), 2회차 BW(58억원·339만4691주), 3회차CB(400억원·888만6914주) 등 물량이 남아 있다. 여기에 오는 6월 제이앤피투자조합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제이스코홀딩스에 90억원(390만4555주)을 투자한다. 특히 2회차 CB와 2회차 BW의 경우 연내 전환 청구 및 신주 행사가 가능해 주가가치의 희석이 우려된다.

데카코닉스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의 한 공유오피스 사무실
데카코닉스가 위치한 서울 강남구의 한 공유오피스 사무실

◇ 데카코닉스 무자본 CB인수…담보도 제이스코홀딩스가 제공

또한 제이스코홀딩스는 1회차 CB 투자 과정에서도 투자세력에게 큰 편익을 봐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6월 데카코닉스는 제이스코홀딩스의 380억원 CB물량을 취득했다.

당시 데카코닉스는 2021년 5월에 신설된 투자회사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할 여력이 있는 회사가 아니었다. 지난 2021년말 기준 자본금 약 2700만원이며 부채는 381억원이다. 사무실 역시 서울 강남의 한 공유오피스에 위치한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 회사다.

하지만 제이스코홀딩스는 데카코닉스가 투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수원새마을금고 외 14개 금고에 자신이 보유한 안산공장과 공장 설비 일체를 담보(담보설정금액 494억원)로 제공했다. 이를 통해 데카코닉스는 380억원 전액을 대출로 납입했다.

전환사채 조건 역시 상당히 좋은 편이다. 발행당시 전환가액은 3498원이며, 최저 조정가액은 2449원이다. 만기이자율은 4.5%로 당시 시중은행 금리보다 높은 편이다. 실제로 380억원의 CB물량을 보유할 당시 막대한 이자비용을 CB 이자수익으로 메웠다.

또한 전환가액이 최저가로 전환된 후 지난해 12월부터 필리핀 니켈광산에 투자한다는 이슈로 주가가 크게 뛰면서 어느 정도 차익을 남겼다. 제이스코홀딩스의 CB물량 모두를 매각하고 거둔 수익은 약 2억5000만원 될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가 대출담보 등 아무런 리스크를 책임지지 않고 투자수익을 거두는 것은 이례적이다”라며 “단순한 수수료 명분으로 자본금의 9배가량 수익을 거둔 것은 꽤 높은 수익률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이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 메리츠증권, 제이스코홀딩스 투자로 수익 ‘쏠쏠’

메리츠증권 역시 제이스코홀딩스 투자로 상당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달 11일 1회차 CB물량 투자로 약 11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7일 3회차 CB 물량(400억원)에도 참여했다. 만기이자율은 6.5%며, 발행당시 주당 전환가액은 4501원으로 현재 주가보다 높은 편이나, 최저 조정가액이 500원으로 향후 주식 전환 후 매도 시에도 큰 손해를 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제이스코홀딩스는 3회차 CB 발행 당시 경기도 안산공장을 담보로 내놨다. 메리츠증권의 경우 해당 담보물권의 1순위로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더라도 원금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공시에 따르면 해당 담보물권의 설정금액은 520억원으로, 채권원금의 130% 수준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 초기부터 1회차 CB물량 취득으로 수익을 거둔 상황이며, 3회차 CB에 대한 담보권도 확실해 큰 손해 없는 투자를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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