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성·원숙연 교수 등…'노조 추천' 임경종 전 수은 인니금융 대표 관심
BNK, 전체 이사진 6명 중 3명 교체…신한, 이사진 11명→9명으로 축소
윤수영·지성배·정찬형 등 자본시장 경력…'교수 이사 절반' 지주와 '대비'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국내 금융지주들이 올해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새판'을 짤 계획이다. 현직 교수부터 시장 전문가까지 새 인물들을 사외이사로 추천해 다양성을 추구하겠다는 심산이다. 이 과정에선 주주·노동조합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들은 17일 BNK금융을 시작으로 주주총회를 연이어 개최한다. 23일엔 신한금융, 24일엔 KB·우리·하나금융이, 30일에는 JB금융이 주총을 각각 연다. DGB금융은 아직 기일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이달 말 열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등장한 사외이사 후보들은 현재 학계 또는 자본시장에 몸담고 있는 인물이다. 먼저 학계에서는 △여정성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KB금융) △김성용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KB금융)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하나금융)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하나금융) △정영석 한국해양대학교 해사법학부 교수(BNK금융) 등이다.
자본시장 전문가로는 △윤수영 전 키움증권 부사장(우리금융)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우리금융)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JB금융) 등이다.
KB금융은 여정성, 김성용 교수 외에도 BC카드, KT캐피탈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조화준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감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이와 함께 KB 노조가 추천한 임경종 전 한국수출입은행 인도네시아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 건도 의안으로 상정돼 있다.
BNK금융에서는 정영석 교수 이외에도 △이광주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 등이 신임 사외이사 후보다. 전체 이사진 6명 중 3명이 새 얼굴로 교체된다.
새 사외이사 후보들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평가가 오가고 있다. 지난달 초 금융감독원(금감원)은 금융지주, 은행의 지배구조와 이사회를 들여다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금융사 책임경영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게 주요 배경으로, 새 후보들은 금융지주 이사회가 금융당국의 이러한 계획에 화답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새로운 후보를 내지 않은 신한금융도 사외이사를 기존 11명에서 9명으로 축소키로 하면서 주주총회 시즌이 끝난 이후엔 각 금융지주 이사회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곳은 우리금융 사외이사진이다. 윤수영 전 부사장, 지성배 대표 외에도 자본시장에 경험이 있는 기존 사외이사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어서다.
정찬형 이사의 경우 한국투자증권에서 △경영지원 상무 △경영기획실 전무를 지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선 △대표이사·사장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신요환 이사도 신영증권에서 △총괄임원(사장) △대표이사(사장) △고문 등을 거친 인물이다.
법무법인 세종의 파트너 변호사인 송수영 이사도 지난 2003년에는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으로 재직한 바 있다. 전체 사외이사 중 절반 이상이 교수인 신한·KB·하나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전날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강화 전략을 수행하는 미래성장추진부문을 신설하겠다고 밝혔고, 자회사 대표도 대거 교체했다. 사외이사진의 전문성과 맞물려 자본시장으로의 확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아울러 KB금융 노조와 얼라인파트너스(JB금융 주주)가 각 금융지주에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임경종 후보(전 한국수출입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대표)와 김기석 후보(크라우디 대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두 인물 모두 주주제안을 거쳤다는 이유에서다.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주주의 목소리가 예전보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KB금융 노조는 지난달 주식 총수의 0.25%에 달하는 96만804주를 확보하고 임경종 후보에 대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서를 이사회 사무국에 제출했다. 한국수출입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대표 경험을 살려 KB부코핀은행(인도네시아 법인) 등 KB금융의 해외사업을 강화하는데 적임자라는 평가다.
KB금융은 7일 "일부 주주의 주주제안이 주주 전체 이익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의결권 확보를 공시한 상태다. 사외이사 추천은 노조가 지난 2017년부터 시도해왔으나 매번 불발돼왔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선 상황에서 올 주총에선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탄생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함께 김기석 크라우디 대표의 사외이사 입성을 둘러싸고 JB금융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도 '힘겨루기' 중이다. 얼라인파트너스는 JB금융 지분 14.04%를 가진 2대 주주다.
후보 추천과 관련해 얼라인파트너스는 김기석 대표가 뱅크 오브 아메리카, JP모건 등 글로벌 금융기관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전문가라고 치켜세우며 "현 이사진에 전문성, 다양성을 추가하는 적격의 후보자"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JB금융 측은 김 대표가 후보심사, 검증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았다면서 의결권 확보에 나섰다. 오는 30일 주총 표 대결에 업계 관심이 모이는 중이다.
관련기사
- [금융사 주총 키워드:② 새 회장의 시대] 진옥동·임종룡·빈대인 취임…과제는 '비은행 키우기'
- [금융사 주총 키워드:① 행동주의 펀드] 'JB금융 vs 얼라인' 신경전에 업계 관심 고조
- KB손해보험,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제1회 KB WE Story 컨퍼런스’ 개최
- 에이스손해보험, 주택화재보험 2종 보장혜택 강화해 개정 출시
- KB금융, 국내 최초 토론 마라톤 'KB 솔버톤' 다큐멘터리 영상 공개
- 하나금융, 한국광고주협회 선정 '소비자가 선택한 좋은 광고상' 수상
- BC카드, 인도네시아 디지털 결제 국책사업 계약 성사
- '반대'없는 금융지주 사외이사…끊이지 않는 거수기 논란
- 키워드는 'CEO·배당·사외이사'...증권사들 주총 시즌 돌입
- DGB금융, 핀테크 육성프로그램 '피움랩 5기' 모집
- DGB금융, 디지털가속화위원회 개최…"전략·계획 공유"
- JB금융, 1분기 순이익 1634억원 기록…전년比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