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킹에 55억원 받은 정일문 한투증권 대표...상여만 46억
2021년 호실적 영향...지난해 실적 감소로 올해 전망은 '흐림'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지난해 증권가에서 CEO(최고경영자)를 포함해 수십억대 연봉자가 쏟아져 나왔다. 다만, 올해에는 실적 부진으로 연봉 역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지난해 55억1826만원을 받으며 증권사 CEO 중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정 대표는 급여 8억4880만원, 상여금 46억6945만9000원을 수령했다.
정 대표의 상여금을 뜯어보면, 지난 2021년 성과급 지급분으로만 41억5940만원을 수령했다. 2018~2020년 성과급 지급분은 5억원 가량이었다. 성과급 대부분은 지난해 상반기 지급됐다.
정 대표에 이어 증권사 CEO 연봉 2위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이 차지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51억1300만원을 받았다.
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가 37억194만원,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가 24억7500만원,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이 19억300만원을 수령했다.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대표는 각각 7억6900만원, 9억1600만원을 받았다.
이외에 안재완 전 메리츠증권 자산운용총괄본부 전무가 46억5813억원을 받았고, 조규상 전 NH투자증권 운용사업부 대표가 퇴직금을 더해 31억6200만원을 수령했다. 또 삼성증권에서는 강정구 영업지점장이 36억9400만원, 사재훈 전 이사가 22억64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증권가에서 고액 연봉자가 쏟아진 배경은 2021년의 기록적인 호실적에 있다.
실제 △한국금융지주(영업이익 1조5210억원) △미래에셋증권(1조4855억원) △삼성증권(1조3087억원) △NH투자증권(1조2939억원) △키움증권(1조2089억원) 등 대부분 증권사들이 2021년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현만 회장의 상여에 대해 "2021년 전략적으로 해외 비즈니스를 빠르게 확장하고, 글로벌 우량자산과 혁신·성장 기업 투자확대, 디지털 전환과 연금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등 회사의 밸런스 있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도 정영채 대표에 대해 "2021년 사상 최대 세전이익을 달성해 금융지주내 당사 위상제고에 크게 기여했다"며 "고객관점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및 효율적인 자본활용을 위한 변화관리를 중점적으로 추진했으며, 지속성 있는 성장이 가능하도록 다양한 노력을 경주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부터는 지난해 실적이 꺾이며 대부분 CEO들의 연봉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금융지주(영업이익 5458억원, 전년 대비 64.12%↓) △미래에셋증권(8356억원, 43.75%↓) △삼성증권(5781억원, 55.83%↓) △NH투자증권(5214억원, 59.71%↓) △키움증권(6564억원, 45.7%↓) 등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40~70% 급감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실적 하락으로 기존 만큼 높은 연봉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상여가 이연지급 되는 점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연봉은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