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확한 사실 규명·빠른 사태 수습 위해 노력"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에서 불법 정치 자금이 오갔다는 의혹과 관련해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가 프랑스 파리에 체류하고 있는 송 전 대표에게 조기 귀국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송 전 대표가 전날 통화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당의 방침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밤까지 해당 의혹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이 대표는 송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관련한 내용을 알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의혹에 연루된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사과한 바 있다. 당시 이 대표는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이번 일로 국민께 심려 끼친 점에 대해 당 대표로서 깊이 사과한다"면서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같은 날 오후 진행된 고위전략회의에서도 관련한 논의를 이어갔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사과하고 대안까지 얘기한 것에 당이 보조를 맞춰서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만큼, 송 전 대표가 조기 귀국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송 전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지역사무실과 자택 등 2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기도 했다.
당내에서도 송 전 대표의 조기 귀국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내버려 둘 경우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송 전 대표) 본인과 본인 주변에서 벌어진 일 아니겠나"라며 "프랑스에서 빨리 귀국해 해명하고 관계된 사람들에게 진실을 말하도록 종용해야 한다. 남의 문제를 보듯 외국에서 빙빙 도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송 전 대표가) 윤리적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귀국하는 문제까지를 포함해 여러 사안을 본인이 잘 심사숙고해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캠프 인사들이 송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불법 자금을 살포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 10여명을 포함한 정·재계 인사 40여명에게 총 9400만원의 불법 자금을 돈 봉투에 넣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