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탈당으로 진실 못 가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현지시간) 파리 3구 한 사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22일(현지시간)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고 오늘부로 민주당을 탈당하고 상임고문 자리에서도 사퇴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교수 자격으로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송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파리 3구에 있는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위원장도 당원도 아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당하게 검찰의 수사에 응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가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육성으로 입장을 공식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전 대표는 “이번 사태는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송영길 캠프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전적으로 저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률적 사실 여부에 대한 논쟁은 별론으로 하고 일단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저를 도와준 사람들을 괴롭히는 수많은 억측과 논란에 대해서도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당당하게 돌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2년 전 전대와 관련해 돈 봉투 의혹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민주당의 할 일이 태산인 위기 상황에서 불미스러운 사태가 터지게 돼 전직 당 대표로서 뼈아프고 통절한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 여러분과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의원 여러분, 당원 동지들께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탈당을 결심한 배경에 대해 “제가 당 대표 시절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실태 조사와 관련해 논란이 된 12명 의원들에게 부동산 문제로 민심이 돌아선 국민 마음을 돌리기 위해 탈당을 권유한 바 있다”며 “같은 원칙이 저에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에 누를 끼친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검찰 소환도 없지만 가능한 한 빨리 귀국해 검찰 조사에 당당히 응하고 책임지고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제가 귀국하면 검찰은 저와 함께했던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바로 저를 소환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검찰 조사에 적극 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민주당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송 전 대표는 “내일(23일) 저녁 8시 아시아나 비행기로 출국, 월요일(24일) 오후 3시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해 상황을 파악하고 바로 당당하게 대응하도록 하겠다”며 “저의 26년 정치 생활에서 처음 갖게 된 유럽에서의 연구·강의 활동을 다 마치고 갈 생각이 강했다. 검찰이 소환도 하지 않는데 귀국해야 하는가 고민도 했다”고 귀국 결정이 늦어진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송 전 대표는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서는 전혀 몰랐다는 예전의 발언을 유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이 문제는 돌아가서 하나하나 점검하겠다”며 “후보가 그런 캠프의 일을 일일이 챙기기가 어려웠던 사정을 말씀드린다”고 부연했다. 그는 ‘윤관석, 이성만 의원으로부터 보고 받은 기억이 전혀 없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원하는 국민을 우롱한 맹탕 회견”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23일 논평을 통해 “‘돈 봉투 게이트’ 몸통이 돈 봉투 정황을 몰랐다고 전면 부인했다”며 “상식이 실종되고 도덕성이 마비된 송 전 대표가 말하는 책임의 무게가 무엇일지 궁금하다”고 비난했다.

송 전 대표가 탈당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도 “무늬만 탈당이다. 송 전 대표와 민주당은 한 몸”이라며 “탈당한다고 돈 봉투 게이트 진실이 가려지지 않는다”면서 “수사당국은 송 전 대표 귀국과 함께 돈 봉투 게이트 안에 가려진 주범·공범·배후·비호세력을 신속히 추적해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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