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개발사업단과 신재생건설사업단 폐지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국산 가스발전 터빈 설치
저탄장 옥내화 사업, 계획예방정비 공사 추진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쓴맛을 본 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이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석탄발전사업의 경우 저탄장 옥내화 사업을 통해 환경성을 강화하고 LNG열병합발전소에 상반기에만 2240억원을 투자한다. 과거 좌초된 가로림조력발전소 등 신재생 사업에서의 실패 경험을 친환경성 강화와 LNG발전에서 만회하려는 의지이다.
20일 한국서부발전에 따르면 조직·인력의 효율화를 추진하며 신재생개발사업단과 신재생건설사업단을 폐지해 9명을 줄였다. 서부발전은 과거 태안군 이원면과 서산시 대산읍 사이에 위치한 가로림만에서 조력발전소를 추진했지만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쳐 좌초된 바 있다.
현재 가로림만은 고유의 풍광을 잘 보전하고 있다. 환경오염 없이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조력발전이 그린에너지에 속하지만, '그린(Green)'을 표방하는 환경단체에 의해 좌초된 것이다. 당시 'Green vs. Green'의 충돌현장으로 회자된 바 있다.
이후 서부발전은 김포열병합발전소에 국산 가스터빈을 설치하고 발전연료인 석탄 저장소에 지붕을 씌우는 작업 등 저탄소 옥내화 사업을 통해 석탄발전의 환경성을 강화해 왔다.
이러한 서부발전의 혁신 노력은 실제 숫자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상반기 서부발전은 LNG 복합 건설발전소 건설 등에 224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엔 김포열병합발전소, 구미·여수·공주복합발전소 건설 등 3건이 포함돼 있다.
또 기존 화석연료 발전과 관련 안전시설 보강, 환경설비 개선에 3061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11개 호기에 대한 계획예방정비공사, 태안 5~8호기 저탄장 옥내화 사업에 예산이 배정됐다.
상반기에 신재생발전소 건설도 진행되지만 예산이 896억원에 불과하다. 서부발전의 화석연료 발전(석탄·LNG발전) 사업 예산보다 현저히 적은 규모다. 문경 1단계 연료전지 발전사업, 태안 이원호 태양광발전소 등 2건인데 그마나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보다 신에너지(연료전지)에 사업횟수가 편중돼 있다.
서부발전은 질적으로도 화석연료 발전에 정성을 쏟고 있다. 최초로 국산 LNG발전터빈을 설치한 김포열병합발전소가 대표적인 예이다. 서부발전은 작년 4월 5일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개발한 국산 가스터빈을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설치해 실증에 돌입했다.
국산 가스터빈 개발은 2013년부터 시작됐으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지원했다. 약 1조 원의 연구비용이 투자됐으며 2019년 발전용 국산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가스터빈 설계 제작 서비스 기술을 보유한 세계 5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서부발전은 하반기에도 LNG복합발전소 건설에 1493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엔 김포열병합발전소 외 아산열병합발전소에 대한 투자가 더했다. 기존 화석연료 발전소 안전시설 보강과 노후설비 교체에는 204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597억 원 투자가 예정된 신재생발전 투자액보다는 큰 규모다.
서부발전은 여느 발전공기업과 마찬가지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환경단체에 밀려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그 열정이 꺾이지 않고 국산 가스터빈을 개발하고 실증사업에 뛰어드는 현재로 이어지고 있다. 서부발전이 숨 고르기를 통해 혁신을 이루고 성과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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